"쌍둥이 중 한 명만 치매 걸려도 기대 수명 줄어"
일란성 쌍둥이는 나란히 줄고, 이란성 쌍둥이도 약간 줄어
쌍둥이 중 한 명이 치매에 걸리면 다른 쌍둥이의 치매 발병 여부에 상관없이 기대수명이 짧아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된 미국과 스웨덴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4만5000명 이상의 스웨덴 쌍둥이 코호트 대상으로 40년째 진행 중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노화와 인지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스웨덴의 쌍둥이 등록소에 등록된 90쌍의 일란성 쌍둥이와 288쌍의 이란성 쌍둥이의 건강데이터를 분석했다. 쌍둥이 중 한 쪽은 치매에 걸렸지만 다른 한쪽은 치매에 걸리지 않은 경우였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형의 100%를 공유하고, 이란성 쌍둥이(그리고 완전한 형제자매)는 평균적으로 유전자형의 50%를 공유한다. 일란성 또는 이란성 쌍둥이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같은 양육 환경을 공유한다. 그 환경에는 오염, 식습관, 교육 및 신체 활동에 대한 초기 노출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된다.
다른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치매 진단을 받은 쌍둥이의 평균 수명은 약 7년이었다. 새롭게 밝혀진 것은 다음과 같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명이 치매 진단을 받으면 두 쌍둥이 모두 기대수명이 비슷하게 짧아진다.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치매 진단을 받으면 치매가 발병하지 않은 쌍둥이는 형제가 없는 사람에 비해 기대수명이 다소 단축된다.
단순히 치매에 걸린 형제가 있다는 것이 왜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킬까? 연구팀은 형제자매가 함께 자라는 환경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둘 다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이나 다른 습관을 갖게 되면 수십 년 후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심장병은 치매 위험을 높이며, 치매에 걸리지 않은 형제자매의 경우에도 심장병이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USC의 장정윤 박사 과정 연구원(심리학)은 “치매에 걸린 사람의 기대 수명이 짧아지는 이유는 치매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에 우리가 발견한 것은 사망 위험 증가가 치매 자체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질병에 가져오는 다른 영향의 전체적 패키지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패키지 효과의 대부분은 생애 초기에 시작된다. 연구진의 일원인 USC의 마가렛 개츠 교수(심리학, 노인학 및 예방의학)는 “이번 연구가 부모에게 주는 메시지는 자녀가 건강하게 먹고, 운동을 하고, 교육을 받도록 하라는 것”이라며 “이런 부모의 노력이 자녀가 75년 후 치매에 걸릴 확률을 낮춰주게 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을 다음 링크(https://alz-journal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lz.1355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