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러진 중년 등산객...혈관 나쁘면 피해야 할 운동은?
몸 상태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 혈관 건강에 독
등산 중 쓰러지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평소 혈관이 좋지 않은 사람은 가파른 산행이 위험할 수 있다. 최근 설악산, 북한산 등 높은 산을 오르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정지 상태의 등산객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일행이 없는 나 홀로 등산이 더 위험하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산 등산로 계단 중턱에서 한 중년 남성의 “살려주세요” 라고 외쳤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던 A씨가 점차 의식을 잃어가며 소리를 낸 것이다. “살려주세요” 말을 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는 눈 망막에 닿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동공반사가 사라지는 위급 상태였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간호사들이 A씨를 계단에 눕히고 벨트를 풀어 혈액 순환이 잘 이뤄지게 한 후 경동맥과 대퇴동맥 맥박을 확인했다.
맥박이 잡히지 않자 간호사들은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고 역할 분담을 하며 응급 상황에 대처했다. 덕분에 A씨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점차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소방 당국에 의해 헬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지난달에도 설악산에서 일행과 등산 중이던 B씨가 쓰러져 소방헬기가 출동해 구조하기도 했다.
몸 상태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 혈관 건강에 독
꾸준한 운동은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혈관이 좋지 않은 경우, 가파른 산을 오르는 등 단시간에 많은 힘이 필요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압을 급격히 올려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고혈압, 심장 혈관이 좋지 않은 사람은 무거운 기구를 드는 근력 운동을 조심해야 한다.
큰 힘 들이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좋아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혈관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지나친 운동보다는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4일 이상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운동해도 혈압과 혈당을 낮출 수 있다. 평지를 자주 걷거나 일상에서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게 안전하다.
고혈압, 심장병 있다면 나 홀로 등산 피해야
특히 평소 고혈압, 심장병이 있다면 나 홀로 등산은 피해야 한다. 특히 추운 오전에 등산하면 혈관이 수축해 더 위험하다. 이때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구조 헬기까지 출동하는 산행 사고는 절반 이상이 심장병 등 혈관병으로 쓰러진 사람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심장 질환의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은 중년 이상의 나이, 고혈압, 당뇨병(전 단계 포함),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심장병 가족력 등이다. 이들은 검진을 통해 심장병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가슴 통증, 흉부 불쾌감 등 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