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물집터져" 붕대 감은 英소년...생사 갈림길에, 무슨 사연?
희귀병 표피박리증 앓는 소년...휴가 뒤 폐렴, 패혈증 발생
물집이 온몸을 뒤덮는 희귀 피부병을 앓고 있는 소년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패혈증과 폐렴이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볼튼의 리스 윌리엄스(18)는 표피박리증(Epidermolysis Bullosa·EB)을 갖고 태어나 연약한 피부를 지녔다. 표피박리증을 앓던 리스는 삶의 대부분 시간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보냈다. 표피박리증은 피부가 종이에 스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요리나 자전거 등 일상생활도 어렵다.
리스는 어린 시절 장례식을 치를 뻔하기도 했다. 리스가 아기였을 때 그의 부모님이 자식이 오래 살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장례식을 계획한 것이다. 표피박리증 환자의 기대 수명은 평균 30세다. 의료진들은 리스가 두 자릿수 나이까지 살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이런 예상과 달리 리스는 올 9월 18세를 맞이했으나 11월 4일, 아버지와 휴가를 다녀온 뒤 리스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했다. 리스는 미각을 잃고 호흡이 어려운 등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 결국 리스는 병원을 찾았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그가 며칠 또는 몇 주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리스가 너무 약해서 약물 주입, 산소 투입 등 치료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리스의 어머니인 타냐 무레스(40)는 “의료진들이 리스가 약해서 삽관술 등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 사실을 리스에게 말하자 그는 부정하면서 ‘정말 미안해, 내가 계속 노력할게’라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리스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리스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고통을 줄이는 약물치료 등을 받고 있다. 호스피스 병동은 치료가 더 이상 힘든 환자는 최대한 평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불치병이자 희귀병인 표피박리증...태어날 때부터 피부와 점막에 물집·상처 생겨
소년이 앓는 표피박리증은 희귀병이자 불치병인 피부 질환이다. 표피박리증 환자는 태어날 때부터 피부와 점막에 반복적으로 물집과 상처가 생긴다. 유전적결함으로 표피와 진피가 떨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단백질이 없어 출생과 동시에 끊임없이 상처, 수포가 발생한다.
심한 통증과 가려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 팔다리와 같은 피부 외에도 눈, 혀 등에도 물집이 생기거나 손발가락이 변형되기도 한다.
치료법 없어 약물 치료·감염 관리 중요...피부로 세균 등 침투하면 폐렴, 패혈증 등 유발
안타깝게도 표피박리증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를 하거나 감염을 막기 위한 관리 등이 이뤄질 뿐이다. 특히 물집이 생기면 그곳으로 미생물이 들어가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감염 관리는 필수다. 약해진 피부에 세균, 바이러스 등이 침투하면 소년처럼 폐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폐렴과 패혈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다. 화농성 염증이나 물집 등이 있으면 이러한 미생물 감염에 취약하다. 폐렴이 진행되면 패혈증이나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패혈증은 전신 염증반응으로 주요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패혈증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명 이상 발생하며, 이 중 20% 이상이 사망한다.
폐렴과 패혈증 모두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해 적절히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기침이나 가래 증상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가래 색이 변한다면 폐렴일 수 있다. 가래 색깔은 노랗거나 탁하게 변하며, 증상이 심하면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난다. 패혈증은 오한, 고열 등과 함께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