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대 최저 출생률…산모 건강도 빨간불?
요통, 요실금, 회음부 통증은 물론 정신적인 문제까지
국내에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태어난 아기가 17만명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해 우리나라 저출생에 날로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전세계적으로는 출산한 여성 약 30% 가량이 요통, 요실금, 불안, 우울 증세 등 지속적인 건강 문제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WHO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출산한 여성의 35%가 수개월 내지 수년간 산후 질환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후 질환을 경험한 여성은 매년 40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출산 여성은 산후 질환으로 ▲요통 ▲요실금 ▲회음부 통증 ▲2차 불임 등 신체 질환과 ▲불안 ▲우울증 ▲출산 공포증 등 정신적 질환까지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출산 여성이 산후 의료 서비스를 다 받은 이후 시점에 건강 문제가 발견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산모가 병을 얻을 확률이 높은데도 임상 연구나 의료실무·정책 등 측면에서 산후 질환이 자주 외면받는 배경이 됐다”며 “산후 질환은 많은 여성에게 육체·정신적 고통을 불러일으키지만 대체로 과소평가되고 있어서 여성은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여러 필요 사항을 충족하는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는 아이를 출산한 뒤 치질이 생겼다고 생각한 20대 여성이 뒤늦게 대장암 4기를 진단받고 4개월 만에 숨진 일도 있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데일리 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 출신 미아 브리메(24)는 딸이 3세였을 당시 산발적인 항문 출혈을 겪었다.
당초 미아는 산모에게 치질이 흔한 질병임을 알았기에, 항문 출혈이 출산한 지 몇 년 뒤에 발생한 산후 후유증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미아는 피로감과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대장암의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는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이상함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는 치질이 아닌 대장암 4기 진단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산후에 일부 환자들이 항문 출혈을 겪을 때 치질과 같은 질환을 의심하지만, 이는 자칫 대장암 전조증상일 수 있어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문질환과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은 나타나는 양상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문 출혈은 출혈의 색깔이 선홍빛이고, 장 출혈은 검붉은색 또는 붉은색의 출혈을 보인다. 또, 항문 출혈은 피가 변에 묻어있거나 변과는 별개로 출혈이 있는 경우가 많으나 변 자체에 피가 섞여 나타나면 장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산후에 신체적인 변화가 온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즉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