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이 뇌 집어삼켜”…뇌 절반만 가진 12세 소녀, 무슨 사연?

라스무센 뇌염 극복한 샤니아 테일러, "포기는 선택지가 아니야"

라스무센 뇌염을 극복한 샤니아 테일러. 테일러는 수술을 받고 몇 년이 흐른 현재, 목발을 짚고 걸어 다닐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사진=더선(THESUN) 캡쳐]
12살 어린 소녀가 희귀질환으로 뇌 절반을 절제해야 했던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장애를 극복한 기적적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샤니아 테일러(당시 12살)는 ‘라스무센 뇌염’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라스무센 뇌염은 대뇌의 반구에 만성 염증이 나타나는 중추 신경계 질환이다. 라스무센 뇌염은 투병한 환자의 표본 수가 너무나 적어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극도의 희귀 질환이다. 다만, 자신의 신체와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을 확실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특성이 있어 뇌에 일부분을 자체적으로 공격해 끝내 뇌의 절반을 집어 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일러에게 남은 유일한 치료법은 손상이 많이 진행된 뇌의 절반을 완전히 제거하는 ‘반구 절제술’뿐이었다. 테일러의 엄마 틸리는 샤니아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을 때 “의료진에게 테일러는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며 그때 당시 “총 한 발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테일러는 수술 후 고통으로 엄마 틸리에게 “수술대에서 그냥 죽었으면 좋았겠다”고 비극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평생 걷지 못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말과는 달리, 테일러는 수술을 받고 몇 년이 흐른 현재 목발을 짚고 걸어 다닐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대학교에 다니며 보건·사회복지 분야에 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신체 장애를 극복한 테일러의 사연은 그의 주변에 퍼지며 대학 친구들로부터 ‘영웅’으로 불리기도 한다

수술 후 신체 절반 마비에 한쪽 눈도 실명…그럼에도 희망 잃지 않아 

라스무센 뇌염에 걸린 환아는 대부분 뇌의 절반을 분리해 내는 반구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당시 의료진은 테일러의 수술을 앞두고 걷지 못하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몸의 절반은 신체 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테일러는 수술 후 몸의 한쪽의 마비를 겪었고 왼쪽 눈은 완전히 실명됐다. 고작 12살에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수술이 끝났지만 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나는 반쯤의 뇌가 있고 한쪽의 눈이 있다”며 희망을 가졌다.

테일러의 극복 의지는 대단했지만 그가 겪은 병의 후유증은 만만하지 않았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간질 발작이 일어났고, 약물을 복용함에도 추후엔 내성이 강해져 10시간 동안 24번의 발작을 겪는 등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발작은 이 뇌염의 대표적 특징으로, 뇌의 통제되지 않은 전기적 장애로 빈번히 발생한다.

병의 증상이 계속됨에도 테일러는 물리치료와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재활에 힘썼다. 몇 년 새 회복에 큰 진전을 이뤘다.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된 테일러는 대학 생활을 무리 없이 하고 있으며 자신을 ‘영웅’이라고 불러주는 친구들과 원만한 교우 관계도 형성했다.

테일러는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하는 일이 좋은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해 왔다”며 “내 장애를 교훈 삼아 많은 사람들에게 포기는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라스무센 뇌염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중 1~2명에게만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며, 주로 10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 나타난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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