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를 간다고?”...이갈이 스스로 알 수 있는 신호는?
대표적 이갈이 징후는 아침 두통·턱 피로감 등...기성품 마우스피스 사용 자제해야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잘 때 이를 간다. 밤새 이를 갈면 치아와 턱 건강은 나빠져 이같은 습관은 고치는 게 좋다. 하지만 이를 가는 사실은 누군가 말해주기 전까진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갈이, 스스로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자는 동안 이를 갈거나 꽉 깨물고 자는 습관을 이갈이라 한다.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한 힘이 들어간다. 음식물을 씹을 때보다 치아에 2~10배 힘이 더 들어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를 과하게 갈면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이 상할 뿐만 아니라 치아 일부가 깨질 수도 있다. 이갈이는 턱에도 악영향을 준다. 치아를 악 무는 행동을 반복하면 턱 근육에 과한 힘이 들어간다. 이는 턱관절 주변 근육을 뭉치게 해 턱 주위에 통증이나 턱관절 손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이갈이 신호는?...치통 비롯 아침에 두통·턱 피로감 등
혼자 잠을 잔다면 이갈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아침에 치통이 있다면 밤에 이를 가는 징후라고 입을 모은다. 아침에 두통이 있거나 입 주변 근육, 턱 근육의 피로감이 심해도 이갈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갈이로 인한 두통은 관자놀이와 귀 근처에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국제치과임플란트협회 앨버트 쿰스 박사는 “잠자는 시간에 이를 갈면 입과 턱에 압력이 가해져 두통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아침 두통은 밤새 극심한 압박감을 벗어나기 위한 방식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은 뒤 이가 시리다면 이갈이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갈이로 인해 치아가 닳고 깨지며 시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치아에 흰 줄이 생기거나, 치아가 갑자기 앞뒤로 밀린 것처럼 보인다면 이갈이를 심하게 하고 있단 징후일 수 있다.
이갈이 원인은 다양해...스트레스 요인 찾고 전문의 진료 받아야
이갈이는 구강구조 문제, 수면 자세, 불안정한 심리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과도한 업무량을 비롯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갈이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를 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일상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보고됐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중 95%는 이갈이 징후를 보인다는 미국 국립보건원에 게재된 한 연구 결과도 있다.
이를 간다면 정기적인 진료를 비롯 스트레스 요인을 찾고 해소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과도한 흡연, 카페인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이는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에 불과하며 구강건강을 오히려 악화하고 이갈이가 심해질 수 있다.
이갈이 방지 마우스피스...온라인서 구매하기 보단 개인 맞춤형 제작할 것 권장
이갈이가 심하면 이를 방지하는 마우스피스(스플린트)로 도움받을 수 있다. 마우스피스는 치과 전문의와 상의 후 치아 위아래 본을 떠 단단한 소재로 제작해서 써야 한다. 개인에게 맞춤화된 마우스피스로 치아 건강을 지킬 수 있고, 오랫동안 변형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간혹 온라인에서 파는 마우스피스를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 기성품 특성상 치아에 100% 딱 맞지 않아 치아 조임, 시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아에 정확히 맞지 않은 장치를 오랜 기간 쓰면 부정교합 발생 위험을 높인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기성품 마우스피스가 딱 맞지 않으면 수면패턴이 불규칙해지고 수면 중 불편감에 잠이 깰 수 있다”며 “치아와 잇몸을 감싸는 스플린트는 장치와 구강 상태에 대한 전문의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