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물려 검지 절단"...英남성 새손가락 만든 사연, 뭐길래?
엄지발가락에서 혈관 등 자가조직 얻는 수술...피부이식과는 달라
개에 물려 손가락이 잘린 남성이 새 손가락을 얻었다. 엄지발가락의 신경, 혈관 등을 손가락에 이용해 다시 감각을 되찾은 것이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에서 집배원 업무를 하던 알래스데어 로스(41)는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개물림 사고를 당했다. 안과 바깥이 연결된 편지함에 손을 넣자 안쪽에 있던 개가 손을 물었다. 끈질기게 손가락을 물던 개로 인해 심한 부상을 입은 그는 왼쪽 검지손가락 일부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 뼈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알래스데어는 “우편물을 전달하기 위해 손을 편지함에 넣었을 때 뭔가 꽉 끼는 느낌이 들었다”며 “개에게 공격당하는 걸 깨닫고 문을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다가 10초 정도 후에 손을 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가락 끝 부분이 물어뜯겨 뼈가 보였다”며 “토를 하거나 기절하지도 않았고, 신경이 손상됐는지 크게 아프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집의 이웃에게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은 그는 다친 부위를 절단하거나 손가락을 재건하는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30년 동안 기타를 연주해오던 그는 손가락을 자르기보단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알래스데어의 엄지발가락에서 혈관 등 자가조직을 얻어 재건술을 진행했다. 길이는 약간 짧지만 새로운 손가락을 얻은 알래스데어는 현재 지퍼 올리기 등 일상생활에도 무리가 없으며 기타 연주도 다시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알래스데어같은 손가락 부상은 일반적으로 전동 도구를 사용하는 이들에게서 흔히 발생한다”며 “기타를 계속 연주하고 싶어 하던 알래스데어씨가 받은 손가락 재건술은 피부만을 이식하는 피부이식(Skin graft)과 달리 기초 조직과 신경, 혈관 등을 이용하는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흔한 개물림 사고...작은 상처라도 파상풍, 패혈증 등 주의해야
개에 물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연 속 남성은 개물림 사고를 당한 뒤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이처럼 개에 물려 상처를 입으면 신속히 병원을 가는 게 우선이다. 가벼운 상처라도 세균 감염 등 위험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개의 침에 있는 포도알균, 사슬알균 등 세균에 감염되면 파상풍 등에 걸릴 수 있다. 파상풍은 근육경련, 오한, 발열 등부터 부정맥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세균이 피부 조직을 뚫고 혈관으로 들어가며 패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오한, 고열, 저체온, 관절통 등이 느껴진다면 패혈증일 가능성이 높다.
작은 개에 물렸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덩치가 작더라도 세게 물리면 살갗이 찢어질 뿐만 아니라 근육과 인대, 혈관, 신경 손상 등을 입을 수 있다. 이빨에 찍힌 상처는 좁고 깊다. 하루 평균 약 6명이 개에 물린다는 소방청 통계자료가 있을 정도로 개물림 사고는 흔하다. 대형견뿐만 아니라 소형견도 조심해야 한다.
손가락 절단 시 대처법은?...응급처치 후 수지접합수술 전문 병원 찾아야
손가락이 잘리는 일은 개에 물렸을 때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쉽게 발생한다. 산업현장에서 일을 하는 도중에 절단 사고가 나거나, 칼 등을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손가락이 잘리기도 한다.
절단 사고 발생 시 재빨리 응급처치를 한 뒤 전문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대표적으로 수지(手指), 즉 손과 손가락을 붙일 수 있는 수부접합수술 전문 병원이 있다. 미세한 혈관 등으로 이뤄진 손, 손가락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곳이다.
응급처치는 깨끗한 거즈와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압박하고, 절단 부위는 심장보다 높이 들어 지혈을 하면 된다. 잘린 손가락 일부는 흐르는 물이나 식염수로 세척한 뒤 물기가 없는 거즈 등에 감싸 비닐에 넣어 차갑게 보관해야 한다. 상온에서 6시간 이상 절단 부위가 방치되면 부패될 수 있다.
단, 차갑더라도 신체 조직이 얼지 않을 정도의 온도를 지킬 것이 권장된다. 절단 부위가 얼음에 직접 닿거나, 과하게 낮은 온도에 보관하면 조직이 얼어 수술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