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빨리 시작한 아이...당뇨병 위험도 크다?
성조숙증 늘어나는 가운데 주의 필요
더 어린 나이에 생리를 시작한 소녀들은 성인이 됐을 시 2형 당뇨병과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들은 소아 비만이 빠른 초경의 원인인 탓에 이 영향이 성인기까지 미쳤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의 툴레인 대학에 연구진들은 1999~2018년 20년 동안 20~65세 여성 총 1만7300명을 추적 관찰했다. 이때 월경을 시작한 나이를 토대로 △10세 이하 △11세 △12세 △13세 △14세 △15세 이상으로 분류하고 2형 당뇨병 발병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여기서 △10세 이하 △11세 △12세 분류군은 조기 생리 대상자로 구분했다.
관찰 기간 중 연구 집단 내 총 1773명이 2형 당뇨병에 걸렸다. 생리를 13세 미만에 시작한 이들은 13세 이상에서 생리를 시작한 여성에 비해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10세 이하에 생리를 시작한 그룹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2%나 높아졌다. 11세이하는 14%, 12세이하는 29% 늘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여성들 가운데 초경 시기가 빨랐던 이들은 뇌졸중의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생리를 시작한 나이가 10세 이하였던 여성은 다른 당뇨병이 있는 여성(초경 13세 이상)과 비교해 뇌졸중 위험이 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생리를 늦게 시작할 수록 2형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이 모두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이른 나이에 초경을 시작하는 것은 여성의 심장·대사 질환을 높이는 또 다른 가능성 일 수 있다"며 "이른 나이에 생리를 하는 것은 소아 비만이 주요 원인이며, 소아 비만은 추후 당뇨병과 뇌졸중과 같은 성인의 뇌심혈관계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빠른 생리의 원인이 되는 성조숙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성조숙증 진료 인원 7만6000명에서 2019년 10만9000명으로 증가해 5년 새 43%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아가 88%를 차지(2019년, 9만6000명)하는 등 여성 비율이 높다.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서구식 식습관 △소아비만 △운동부족 △환경호르몬 등으로 알려졌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사춘기가 일찍 나타날 수 있고,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더 작을 수도 있다. 특히 소아비만은 이를 겪은 아동의 80~85%는 성인 비만으로 발전하며 추후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병 △심근경색 등 성인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