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혈압오르면 아내도 올라"...부부는 일혈(血)동체?
동반 유병률 영국 47%, 미국 38%, 중국 21%, 인도 20%
배우자의 혈압이 오르면 다른 배우자의 혈압도 동반상승한다는 국제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심장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된 국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국 미시간대 치화 리 박사후 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중년과 노년층에서 고혈압이 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미국, 영국, 중국, 인도의 노부부에서 부부 모두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50세 이상 부부의 35% 이상이 모두 고혈압 환자였다고 한다.
고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그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심장협회(AHA)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약 47%)이 고혈압 환자였고, 그 해에만 12만 명이 고혈압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3만4000쌍의 이성애 커플들을 대상으로 고혈압 발병률을 조사했다. 미국 커플 4000쌍, 영국 커플 1100쌍, 중국 커플 6500쌍, 인도 커플 2만2000쌍 이상이었다. 해당 데이터는 2015년~2019년에 수집된 것이었다.
고혈압은 보건 전문가가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로 정의됐다. 1mmHg은 1mm짜리 수은 기둥이 가하는 압력에 해당하며 그 단위는 수은주밀리미터로 읽는다.
연구 결과 배우자 양족 모두 고혈압 유병률이 영국 47%, 미국 38%, 중국 21%, 인도 20%로 나타났다. 부부의 소득, 나이, 학력, 결혼한 지 얼마나 됐느냐에 관계없이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국 에모리대 지틴 샘 바르게스 박사후 연구원은 “우리 연구는 고소득 국가와 중위소득 국가 부부 모두에서 고혈압의 결합을 조사한 첫 연구”라며 “관심사, 생활 환경, 생활 습관, 건강 결과가 같은 부부들이 고혈압을 공유할 수 있음을 보여준는 연구”라고 밝혔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공중보건대학의 역학 및 생물통계학과의 베서니 배로네 깁스 석좌교수는 “고혈압을 피하기 위해 운동량을 늘이거나,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더 건강한 식단을 먹는 등의 생활 습관 변화가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배우자나 파트너(그리고 더 큰 가족 구성원)가 함께 노력하지 않는 한 달성하기 어렵고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hajournals.org/doi/full/10.1161/JAHA.123.03076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