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폐렴, 항생제로 절반은 치료 안돼...내성 더 오를 것
질병청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내성 51.7%"
중국을 휩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국내에서도 감염이 늘고 있다. 의료계에선 환자들이 치료제로 쓰이는 항생제에 내성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최근 주로 쓰이는 항생제 중 하나는 확진자 절반 정도에서 내성균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질병청은 이번 사태를 두고 의료계·관계부처 합동으로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이때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의 발생 현황과 항생제 수습 및 내성 현황을 공유했다. 그 결과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내성이 50%가 넘은 것(51.7%)으로 확인했다. 이는 양성 환자 절반 이상은 치료제가 잘 안들을 수 있단 얘기다. 해당 항생제는 해당 폐렴이 유행했을 당시,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 측은 "이제 유행 초기이기 때문에 1~2월을 거치면서 환자가 많아지면 내성률이 더 오를 수 있다"며 "수집된 검체 특성상 입원환자가 많다면 상대적으로 내성률이 더 높게 나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질병청은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경우 치료법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 질병 자체에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 없다"며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감염병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외래에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 환자나 임상 진료 현장 상황을 고려해 진료 지침 마련과 내성환자 치료제 사용기준 확대가 필요함을 제안했다.
질병청의 입장과는 별개로 이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해져 항생제 투여만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단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호흡기 전문의 박영아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대부분 호전되기에 마이코플라즈마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런데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번 겨울은△코로나19 △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다른 감염병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약을 먹어도 발열·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시행해 무슨 질환인지부터 감별하고 적합한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된 후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될 수 있으며, 드물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지난 8월 하향 조정된 코로나19와 같은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감염 시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면역이 생기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 재감염이 흔히 일어날 수 있어 유념해야한다.
박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기 때문에 가족 및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수주간 지속될 수 있다"며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자와 접촉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어린이집·유치원 등원을 삼가고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