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치료제로 폐암도 치료?...가능성 발견
두필루맙 성분이 폐암 종양 줄여
알레르기 치료제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폐암 종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연구팀은 알레르기 치료제의 한 성분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항종양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 등 병리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소세포(small cell) 폐암과 비소세포(non-small cell) 폐암으로 나뉘는데, 비소세포암은 폐암의 80~85%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알레르기 치료에 사용되는 성분인 두필루맙으로 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두필루맙은 아토피나 천식 등 중증 알레르기성 질병의 증세를 조절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IL-4 수용체 차단 항체다.
초기 연구에서 두필루맙을 면역 요법과 함께 사용할 때 면역 체계를 강화해 임상 시험 참가 환자 6명 중 1명의 종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이 커지고 있는 한 환자는 알레르기 약물을 3회 투여한 후 증상이 호전되었고, 17개월 후에도 암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의 미리암 메라드 박사는 “관문 차단을 이용한 면역 요법은 폐암의 가장 흔한 형태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혁명을 일으켰지만 현재 환자의 약 3분의 1만이 이 치료에 단독으로 반응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그 효과는 일시적이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넬슨 라마셰 박사는 “단일 세포 기술을 사용해 우리가 연구한 다른 암뿐만 아니라 폐암에도 침투한 면역 세포가 습진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과 관련된 ‘제2형’ 면역 반응의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와 대규모 임상 시험이 필요하지만 이번 초기 결과에 고무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암 연구소는 이번 연구팀의 선구자적 업적에 찬사를 보냈다.
암 연구소의 질 오도넬-토미 박사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 발견을 옹호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의 헌신을 강화하면서 연구소에서 진료소로의 여정의 일부가 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 기술에 대한 이번 초기 결과를 통해 면역 관문 억제로 불리는 치료 절차에 대한 종양 반응을 구하거나 강화하기 위해 알레르기 약물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탐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An IL-4 signalling axis in bone marrow drives pro-tumorigenic myelopoiesis)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