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가 보톡스 내성 경험"…확인해야 할 3가지 선택기준은?
보툴리눔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 “빈도·용량 높아 내성 문제에 취약”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경험한 환자의 74%가 내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 집단은 체계적인 환자 관리와 안전한 시술을 위해 ‘안전한 사용 문화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보톡스는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미용 시술 중 하나로, 정식 명칭은 ‘보툴리눔 톡신(보툴리눔 독소)’이다. 피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근육 마비가 주름을 펴는 효과가 있어 피부과 등에서 미용 목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보툴리눔 톡신은 안과(각막 난시, 진동시), 신경과(경련성 근긴장, 뇌졸중 후 경직, 본태성 떨림, 파킨슨병), 정신과(뚜렛 증후군), 소화기내과(식도 운동 장애)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치료용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인 만큼 시술 용량과 시술 주기를 정확하게 지켜서 사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위해관리협의회 산하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전한 사용 문화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다빈도·고용량 시술에 ‘내성 악순환’
이날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사용 실태에 대한 발표를 맡은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박제영 대표원장은 “국내 시술 환자의 가장 큰 특징은 다빈도, 고용량 시술이 많다는 것”이라며 “시술을 계속 받을수록 내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메디톡스, 대웅바이오, 종근당바이오 등 14개 기업이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업체가 4개(애브비, 멀츠 에스테틱스, 입센, 란저우연구소)인데 비해 3배 이상 많다. 이런 이유 등으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보툴리눔 톡신 가격이 가장 낮다. 젊은 연령부터 쉽게 시술을 경험하는 국내 환자들은 그만큼 내성에도 취약하다.
실제 전국 20~59세 여성 중 관련 시술을 경험한 1000명 대상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1년에 2회 이상 시술을 받는다고 응답했으며, 50%가 1회 시술에서 2개 부위 이상 진행한다고 응답했다. 이들 응답자 중 74%는 효과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시술을 위해 사용한 보툴리눔 톡신의 누적 용량이 커질수록 내성이 생겨 효과 감소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의 44%는 효과 감소 및 내성을 경험했을 때 ‘병원을 옮긴다’고 대답했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병원을 옮기며 기존의 시술 이력을 추적하고 누적 용량을 계산하는 것이 어려워 의료진도 내성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다”며 “내성의 악순환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성 위험 줄이는 ‘현명한’ 선택 기준은?
반면 소비자는 보툴리눔 톡신 시술의 내성 위험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식조사 응답자의 72%가 ‘제품별 차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84%는 어떠한 톡신을 사용했는지도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소비자의 보툴리눔 톡신 선택 기준으로 안전성, 일관성, 안정성을 제시했다.
안전성은 내성 발생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로, 허 교수는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 신경독소를 포함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장했다. 두 성분은 효과의 발현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며 면역반응을 일으켜 내성 발생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일관성은 제품이 일정한 약효를 유지하는지를 의미하며, 약물의 함량(역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 교수는 “의약품 특성 상 제조 공정에서 함량이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철저한 품질 관리 체계를 통해 그 차이를 최대한 줄인 제품이 효과도 일정하게 나타난다”며 “특히 보툴리눔 톡신은 독소를 다루는 의약품인 만큼 제품의 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약효는 물론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안정성은 제품이 환경 변화에도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제조부터 이동, 보관까지 적정 온도에서 관리해야 한다.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면 제품이 변질되며 부작용 발생 위험을 높인다.
허 교수는 “대부분의 톡신 제품들은 냉장 보관 원칙이지만 시술은 상온 환경에서 진행된다”며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이 결국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