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기기가 건강정보 25km까지 전달?
美연구진, 무선 광역 통신망 적용 성공
미국 연구팀이 '저전력 통신망'을 활용해 웨어러블 기기의 통신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와이파이 접속이나 블루투스 연결 없이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건강정보를 최대 25km 거리에 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마트 워치, 스마트 팔찌 등 웨어러블 기기는 일상에서 건강 및 운동 정보를 추적하고 위급 상황을 경고할 수 있는 유용한 장비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만 연결하면 손쉽게 건강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재 대다수의 웨어러블 기기는 와이파이 등 무선 인터넷 공유기에 접속하거나 블루투스로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신호를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블루투스는 연결성이 약해 근거리 통신만 가능하다. 2023년 기준으로 가장 최신 기술이 적용된 블루투스 장치는 장애물이 없더라도 200m 남짓이면 연결이 끊긴다. 인터넷망과 공유기가 반드시 필요한 와이파이 접속은 제약이 더 크다.
이런 한계 때문에 정작 웨어러블 기기로 건강 정보를 추적하는 기능이 가장 필요한 고령층에는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제조사들도 무거운 스마트폰 대신 웨어러블 기기만 지니고 있으면 건강 신호를 전송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최대 15마일(약 25km)까지 건강 신호를 보낼 수 있는 통신 시스템을 자체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저전력 광역 네트워크(Low Power Wide Area Network, LPWAN)에 주목했다.
LPWAN은 초당 최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수백 킬로비트(kbps) 수준으로 낮춘 대신 전력 소모를 줄인 통신망이다. 설치와 운용에 별도의 면허가 필요 없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LPWAN 중에서도 통신 거리를 늘린 ‘LoRa’ 규격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이 추적해서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건강 데이터는 단순 숫자의 변동 추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LoRa만 사용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며 “아직은 자체 제작한 프로토타입에 적용하는 단계이지만, 상용화되면 다양한 연령과 지역에서 ‘공평한’ 접근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별도의 인프라 구축 단계 없이 국내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LoRa 규격을 2016년부터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의 LoRa 규격 서비스는 국가기관의 사물인터넷 전용으로 전국 81개 권역에서 제공되고 있고, 해당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한 치매 환자 대상 위치 추적기와 무선 가스 누출 감지기 등도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