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있는 청소년, 섭식장애 위험 3배 높아"
언제 발작 일어날지 모른다는 통제력 상실감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해
뇌전증이 있는 청소년은 섭직장애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뇌전증학회(AES) 연례 회의에서 소개된 보스턴아동병원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보스턴아동병원 뇌전증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10~19세 청소년 중 약 8.4%가 섭식 장애를 앓고 있으며, 이는 전국 평균 섭식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2.7%의 세 배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발표를 맡은 보스턴아동병원의 뇌전증 연구원인 이타이 토카틀리 라처 박사는 “뇌전증 청소년은 언제 발작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통제력 상실을 느낄 수 있다”면서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을 조절하면 통제력을 되찾았다고 느끼다 보니 결국 섭식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13년~2022년 보스턴 아동병원 뇌전증 센터에서 뇌전증 발작으로 한 번 이상 치료를 받은 1740명의 청소년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적 장애나 자폐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은 없었는데 146명의 어린이가 섭식 장애 진단을 받았다.
섭식장애 청소년의 수는 10년간 매년 증가해 2013년 12명에서 2022년 22명으로 증가했다. 뇌전증 청소년의 섭식장애는 폭식증보다는 거식증인 경우가 더 많았다.
연구진은 뇌전증 있는 청소년이 체질량지수(BMI)가 낮거나 심인성 비뇌전증 발작이라는 특정 유형의 발작을 앓고 있는 경우 섭식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 또는 성적 학대 경험이 있을 가능성도 더 높았다. 섭식 장애가 있는 청소년은 섭식 장애가 없는 청소년보다 더 어린 나이에 뇌전증 발작을 겪기 시작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토카틀리 라처 박사는 뇌전증 치료 의료진은 그들이 치료하는 청소년의 섭식장애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섭식장애는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결과는 동료 심사 저널에 게재될 때까지 예비 연구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