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그곳에?....바퀴벌레 들어갈 수 있다 vs 없다?
남성 성기에는 못들어가고, 여성 질에서 발견되기도
지난해 3월 소셜미디어에는 한 장의 사진으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조린 소동이 벌여졌다. 누군가 구글에 "바퀴벌레가 성기에 살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올렸고 충격적인 답변이 달린 것이다.
답변은 "물론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으로 보통 1년 동안 5~10마리의 바퀴벌레가 당신이 잠든 사이에 성기 구멍으로 기어 들어가지만,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Cockroach(바퀴벌레 영어단어)라는 이름에 'Cock'(남성 성기를 뜻하는 은어)이 들어가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라고 적어놨다.
누가 이 충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 되면서 수천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를 본 남성들은 바퀴벌레가 성기에 들어갔다는 생각에 겁을 먹은 반응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질문을 검색할 때 답변 표시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스크린샷으로 편집된 것으로 보여진다. 구글 질문과 답변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짜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바퀴벌레 남성 음경엔 발견 사례 없고, 여성 질에서 발견
영국 일간지 더썬은 최근 2022년의 위 밈(meme)을 재조명하면서 실제 인간의 성기에 바퀴벌레가 들어가 살 수 있는지를 짚었다. 'Cockroach'라서 바퀴벌레가 남성의 성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다. 과학적으로 바퀴벌레는 남성의 성기에 서식할 수 없고, 아직 과학계에 바퀴벌레가 남성의 성기에서 발견됐다고 보고된 사례도 없다.
여성의 성기는 어떨까? 건강의학매체 코메디닷컴 본지가 해당 사례가 보고된 바 있는지 조사한 결과, 2023년 4월에 나온 충격적인 바퀴벌레 출현 사건은 여성의 성기와 관련돼 있었다. 한 여성의 질 안으로 바퀴벌레가 들어간 사례가 발견된 것이다.
온두라스에 사는 익명의 여성이 성기에서 극도로 이상한 느낌을 느껴 불안감에 병원을 찾았다.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자신의 질 안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의사에게 증상을 전했다.
의료진이 검사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결과, 바퀴벌레 같은 것이었고 죽어있었다. 벌레는 즉시 제거됐고, 여성은 다른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퇴원했다.
치료를 담당한 산부인과 전문의 마르코 칼릭스 박사에 따르면 바퀴벌레가 여성의 질에 유입될 수 있었던 의심 원인으로, 이 여성이 이전에 사용했다고 하는 콘돔이나 섹스 토이를 꼽았다. 작은 바퀴벌레가 붙어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 것이다.
바퀴벌레는 사람 몸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가장 흔한 곤충이지만, 이처럼 여성의 질 안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곤충이 체내에 들어가면 질이나 귀와 같은 민감한 조직을 긁어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칼릭스 박사는 "여성의 질에 벌레가 들어가면 비정상적이거나 악취가 나는 분비물, 출혈, 부기 또는 발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퀴벌레가 인간의 신체 구멍에 들어갈 수 있나
바퀴벌레는 귀와 코 등의 신체 구멍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의 곤충학자 코비 샬 박사에 따르면, 바퀴벌레가 귀와 코에 들어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인도에서는 잠을 자고 있는 한 여성의 코에 바퀴벌레가 깊숙히 들어간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내추럴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남아공의 한 병원에서는 2년 동안 환자의 귀에서 바퀴벌레 10마리를 제거했다고 했다.
틱톡에서 활동 중인 싱가포르 의사, 샘 박사가 보고한 사례에 따르면 한 남성이 귀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깼고, 검사 결과 독일 바퀴벌레가 들어가 있었다. 샘 박사는 "이런 일은 드물지만 침대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며 "바퀴벌레는 침대 시트의 부스러기 때문에 나와서 기어다니다 귀지 냄새에 이끌려 기어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이도는 어둡고 습한 환경으로 바퀴벌레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람 몸속에 들어가는 바퀴벌레는 어떤 종?
사람 몸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종은 독일 바퀴벌레다. 사람의 구멍에서 바퀴벌레를 추출한 사례는 모두 독일 바퀴벌레와 관련이 있을 만큼 이 바퀴벌레는 크기가 매우 작다. 독일 바퀴벌레라는 이름 때문에 독일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독일 바퀴벌레는 아프리카,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 서식하고 있다. 전 세계 4,600여 종의 바퀴벌레 중에서 독일 바퀴벌레는 세계에서 가장 흔하고 침입성이 강한 종이다.
바퀴벌레가 코와 귀에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바퀴벌레가 먹이를 찾고 있고 귀지나 점액을 먹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귀와 코로 이어지는 구멍은 넓게 열려 있으며 바퀴벌레의 먹이(귀지나 점액)가 들어 있다. 반면 남성의 성기에 들어갈 수 없는 이유는 그 구멍은 넓게 열려 있지 않으며, 남성 요도에는 바퀴벌레의 먹이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