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안심 못해"...기후 변화로 '말라리아' 확산 우려
말라리아로 매주 전 세계적에서 1만2000명 숨져
기후 변화로 말라리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기상이변과 기온 상승으로 이미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 위기가 말라리아 퇴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모기는 따뜻하고 습하며 습한 환경에서 번식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발표된 WHO의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는 기온 상승이 이전에는 말라리아가 없던 아프리카 고지대 지역의 말라리아 전파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연례 보고서에 기후 위기와 말라리아의 연관성에 대한 별도의 챕터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지난해 심각한 홍수 이후 2021년 보고된 50만 건에서 2022년 260만 건으로 5배나 증가했다. 고인 물은 모기의 이상적인 번식지가 됐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펀드의 전무이사 피터 샌즈는 “기후 변화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말라리아의 판도를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그 규모와 전개 방식을 완전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위기와 관련된 다른 요인들인 이주, 의료 서비스 파괴, 식량 불안정 및 영양실조 증가 등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진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말라리아 발병 건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의 2억3300만 건이었지만 2022년에는 2억 4900만 건이 발생했다. 사망자 수도 2019년 57만6000명에서 지난해 60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매주 약 1만2000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임산부와 5세 미만의 어린이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감염자와 사망자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는 말라리아 퇴치에 대한 다른 위협 요인으로 살충제에 대한 내성 증가와 아시아 및 아라비아 서식지를 넘어 아프리카로 퍼진 침입성 모기인 아노펠레스 스테픈시(Anopheles stephensi)를 꼽았다. 올해 초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말라리아의 원인은 침입성 모기 종인 아노펠레스 스테펜시일 가능성이 높다. 이 종은 말라리아 발생과 관련이 있으며 도시 환경에서 번성하고 고온을 견디며 많은 살충제에 내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말라리아 부담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아르테미시닌을 포함한 의약품에 대한 내성도 점점 더 우려되고 있습니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박사는 “기후 변화는 특히 취약한 지역에서 말라리아 퇴치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고 그 영향을 줄이기 위한 긴급한 조치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인 말라리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