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살빼도 턱살만 안빠져"...이중턱일까? 무턱일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예전부터 이중턱이 고민이에요. 제가 몸에 살이 없는데도 턱은 이중턱이니까, 다들 살이 많은 줄 알아요. 아무리 살을 빼도 턱밑은 잘 안 빠지더라고요. 몇 년 전엔 '지방 흡입'도 해 봤는데 별 효과가 없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이중턱 근육 묶기'도 했는데,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좀 늘어진 느낌이에요. 여전히 턱 선은 이중턱 느낌이라 고민인데요. 해결되지 않는 이중턱을 어떻게 하죠?"
'해결되지 않는 이중턱'이 고민이라며 상담 오신 분의 사연을 한참 듣다가, 제가 의아해서 되묻습니다.
"이중턱이라고 하시는데요.. 혹시 본인이 무턱인 건 알고 계세요?"
요즘 '이중턱'을 해결하는 수술이나 시술에 관심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흔히 '이중턱'이라 부르는 상태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턱 아래 피하 지방이 과도해서 일 수도 있고 근육이 늘어져서일 수도 있습니다. 간혹 피부만 늘어졌을 뿐인데, 이중턱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턱 아래로 피하 지방이 과도할 경우, 지방을 제거해서 이중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수술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지방분해주사' 시술을 받기도 하고, 좀 더 확실한 효과를 위해 '지방 흡입'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지방 흡입의 대중화가 빠르기도 했고, 그 과정이 직관적으로 이해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지방 흡입을 우선 고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늘어진 목 근육이 원인이라면, 늘어진 근육을 교정하여 이중턱을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턱 아래로 늘어지는 근육을 가운데로 모아주는 소위 '이중턱 근육 묶기' 와 같은 방법들이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수술은 원래 노화로 인해 목 근육이 '칠면조 목' 처럼 아래로 늘어지는 경우에 시행하던 수술입니다.
턱 끝 아래 피부를 절개하고 목 아래쪽으로 늘어진 근육을 가운데로 모아 목선을 당겨주는 원리로, 목근육이 늘어진 경우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수술이 원래 '노화로 늘어진 목'에 시행하던 수술이지만, 40대만 되어도 근육이 늘어지기 시작하므로, 비교적 젊은 분들의 이중턱에도 근육이 늘어졌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수술을 시행하고도 '해결되지 않는 이중턱'으로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든 수술이 그러하듯, 원인에 맞는 수술법을 택해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중턱'으로 고민하는 분들 중, 지방이 과도하지도 않고 근육의 탄력이 문제가 없지만 이중턱처럼 보이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 원인이 지방이나 근육이 아니므로, 지방을 제거하거나 근육을 모아 당겨도 이중턱이 충분히 개선되기 힘듭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무턱'입니다. 그 외에 '거북목'으로 인한 구부정한 자세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턱 끝이 뒤로 빠져, 턱 끝에서 목까지의 거리가 짧아지는 무턱에서는, 지방이 많지 않아도 목선이 늘어져 보이고, 체중이 조금만 늘어도 턱 아래가 유난히 쪄 보이기 쉽습니다. 턱선-목선의 각도가 둔해지므로 마치 늘어진 이중턱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턱 아래의 지방이 과도하지 않아도, 턱 선의 앞뒤 길이가 짧아지면 상대적으로 지방이 모이므로 지방이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목에는 어느 정도 지방이 있기 때문에, 무턱인 경우도 지방 흡입으로 턱 선이 좀 더 뚜렷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근육을 묶는' 수술로 약간의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술들로는 '턱과 목선의 각도'라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므로 좋은 효과가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마치 '해결되지 않는 이중턱'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목선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턱'이라는 원인을 해결해 줘야 합니다. 무턱 수술은 턱 끝과 목의 각도를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턱끝 뼈가 앞으로 이동하며 뼈에 부착된 근육을 당기므로, 근육이 늘어진 느낌까지 함께 개선됩니다.
턱이 짧아 늘어져 보이는 얼굴에서 '심술보가 두드러지고 입이 돌출된 느낌'이 동반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런 느낌도 실은 전형적인 무턱의 소견입니다. 만약 '입이 돌출되고 볼이 늘어져 심술보가 두드러진 이중턱'이라면 무턱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근본 원인인 무턱을 해결해야 효과적으로 호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턱 전진 수술은 '뼈 수술'이라 막연히 '큰 수술'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턱 수술은 턱끝뼈와, 뼈에 부착된 근육과 살을 함께 당겨주는 수술로 턱 아래쪽으로 빈 공간이 생기지 않습니다. 소위 '땡기미' 나 '테이핑' 등으로 턱 아래를 밀착시켜줄 필요가 없으므로 얼굴선의 회복은 오히려 빠릅니다.
얼굴뼈 수술로 살이 처지고 이중턱이 생긴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얼굴뼈 수술로 살이 처지거나 이중턱 느낌이 생긴 경우는 살을 지지해 주는 뼈가 과도하게 줄어드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무턱 수술은 뼈가 살을 당기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수술이므로, 무턱 수술만으로는 살이 처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원인에 따른 치료' 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간혹 무턱 수술은 뼈 수술이라 '막연히 무서우니까' 지방 흡입으로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실제 위험도와 상관없이 무섭다고 느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수술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이 과도하지 않은 목에서, 과도한 지방제거는 피부와 근육이 직접 유착되어 '피골이 상접한' 듯한 목을 만들기 쉽습니다. 지방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곳에 지방이 없어서 생긴 부자연스러운 느낌은 자연스럽게 되돌리기도 어렵습니다. 원인에 대한 고려 없이 '최대한 이걸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것은 항상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