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채소 할인하면 더 사먹는다…”보조금 지급하라?”

미국 30% 할인해주면 소비 패턴 바뀐다…과일 채소 보조금 지급 검토 촉구

과일 채소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웬만한 서민은 마음 놓고 사먹을 수 없을 정도다. 초가공식품과 대기오염으로 찌든 신체의 건강을 지키려면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미국에서 이들 품목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에 좋은 채소·과일 및 제로 칼로리 음료의 값을 30% 깎아주면 이들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의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의대 연구팀은 뉴욕시 슈퍼마켓의 과일·채소 등 가격 할인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성인 중 과일 섭취 권장량을 충족하는 비율은 12%, 채소 섭취 권장량을 충족하는 비율은 10%에 그친다.

식단의 식품 섭취는 체질량지수(BMI), 혈압, 혈중콜레스테롤, 혈당 등 건강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특정 식품의 구매 결정은 주로 맛과 비용에 따라 결정된다. 연구팀은 열량이 높아 건강에 덜 좋은 식품보다 더 비싼 과일·채소(열량이 낮고 건강에 좋은 식품)를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과일, 채소, 제로 칼로리(열량이 없는) 음료 등의 값을 30%, 15% 할인해주거나 그대로 유지할 경우 소비자의 섭취량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시험을 했다. 뉴욕시의 여러 슈퍼마켓을 시험(무작위 대조 시험)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할인 판매 8주, 24주에 소비자들을 만나 체중, 체지방률, 혈압,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헤모글로빈 A1C), 혈중 지질 등 수치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값을 30% 깎아주면 채소와 다이어트 탄산음료의 소비가 상당히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값을 15% 깎아주면 다이어트 탄산음료의 소비는 다소 늘지만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 채소 및 과일의 소비엔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 다이어트 탄산음료 값을 30% 깎아주면 이 음료를 먹는 양이 늘어난 반면, 일반 탄산음료를 먹는 양은 줄었다. 하지만 몸무게 등 측정치에서는 할인 혜택에 따른 차이가 당장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정신과 앨런 겔리브터 교수(비만, 섭식장애)는 “건강 식품에 대한 상당한 할인(30%)이 이들 식품의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공중보건 공무원 및 정책 입안자들이 충분히 고려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하려면  관련 법규를 고쳐 과일, 채소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Impact of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discounts on fruits, vegetables, and noncaloric beverages in NYC supermarkets on food intake and health risk factors)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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