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몇 살까지 일해야 하나… 중년 아내 생각은?

[김용의 헬스앤]

중년 부부는 노후에 여행-취미를 즐기며 여유 있게 살 수 있을까?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는 노후도 적지 않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친구들이 은근히 저를 부러워해요. 60대 중반 남편이 매일 출근하고 돈을 벌거든요.”

중년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면 아내는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한다. 첫째는 돈 걱정이고, 둘째는 남편이 종일 집에 있는 것이다. 오랜 기간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남편이 가사 분담을 전혀 하지 않는 ‘옛날 남편’이라면 걱정이 태산이다. 앞으로 20~30년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주부의 ‘정년’은 왜 없을까?

남편은 퇴직 후 아내와 24시간 붙어 있고 싶지만,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퇴직 후 몇 개월은 수십 년 동안 고생한 남편을 위로하고 여행도 권한다. 하지만 부부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부담스럽다. 아내가 설거지를 하면 청소라도 해주면 좋은데 도무지 관심이 없다. 남편이 모처럼 외출이라도 하면 너무 반갑다.

최고의 남편은 몇 살까지 일해야 할까?

남편이 60세 이후에도 매일 출근하고 돈을 번다면 이런 걱정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빠듯한 생활비 부담을 덜고 남편 뒷바라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예전에 ‘최고의 남편감’은 90세 넘어서도 일을 한 고 송해 선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송해 선생은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전국노래자랑 지방 녹화로 집을 비웠다. 노년까지 경제활동을 한 그가 부인에게 ‘자유 시간’까지 준 것이다. 송해 선생은 생전에 이런 농담을 소개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내 노후는?… 취미활동·여행 vs 소득·생계 활동

우리 국민 대다수는 노후에 취미활동·여행 등을 즐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고단한 일상이 이어진다. 국민연금으론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여전히 생계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가족의 간병, 손주 양육에 시달리기도 한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60세 이상에게 ‘노후에 무엇을 하고 보내고 싶나?’라고 물었더니, 취미활동 44.3%, 여행·관광 23.4%, 소득 창출 12.3% 순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랐다. 온전히 여행·관광 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비록 취미활동(33.2%)이 가장 높았으나 소득 창출(32.2%)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육아·간병 등 가족 돌봄(10.9%)이 뒤를 이었다. 취미활동을 하면서도 틈틈이 알바 등 저임금 일자리를 찾아 생활비에 보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마지못해 손해를 감수하고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50~60대는 낀 세대’… 10명 중 8, 생활비 스스로 마련

노년 부부의 적정 생활비는 발표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살려면 월 300만 원이 넘어가지만 200만 원대 중후반도 생활은 가능하다. 국민연금만으론 부족해 개인연금, 저축 등을 다 끌어모아야 한다. 이런 삶에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는 큰 부담이다. 직장에서 지역으로 바뀐 탓에 오롯이 은퇴 직장인이 다 내야 한다. 현역 때는 회사에서 절반을 부담해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은퇴하면 큰 돈이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 60세 이상 10명 중 8명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로부터 지원 받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50~60대는 이른바 ‘낀 세대’다. 부모 부양을 하면서도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9~59세 급여 소득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0%가 노후를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자녀에게 부모 부양의 의무를 지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83.2%나 됐다.

신중년의 노후를 뒤흔드는 최대 복병은 건강 문제

60대 신중년의 노후를 뒤흔드는 최대 복병은 건강 문제다. 부부의 건강뿐만 아니라 나이든 부모의 치료-간병비도 포함한다. 양가 부모님을 도와줘야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병을 늦게 발견해 신약 등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한 경우다. 신약을 쓰면 더 살 수 있는데 마냥 외면할 수 없어 고민이 깊어진다. 노후의 최고 절약, 아니 돈을 버는 것은 결국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누리는 것이다.

나는 몇 살까지 일해야 하나? 은퇴 후 매월 내는 20~30만 원의 건보료(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평생 면허가 있는 의사는 70~80세 현역도 적지 않다. 오늘도 국민연금 예상 액수, 저축 상황 등을 모두 끌어모아 노후 생활비를 추정해본다. 50~60대는 직장에 모든 것을 걸고 쉼 없이 질주해온 세대다. 다시 노년 초입에도 생활 전선에서 뛰어야 할까?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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