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코로나 환자 뇌 들여다 봤더니... "미세구조 변했다"
DMI라는 새로운 MRI로 찍어 비교한 결과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 발견
새로운 종류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장기 코로나19(롱 코비드) 환자의 뇌에서 미세구조 변화가 발견됐다. 26일~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방사선학회(RSNA) 연례회의에서 소개된 독일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27일 보도한 내용이다.
확산미세구조이미징(DMI)은 조직 내 물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해 기존 MRI로는 감지할 수 없는 뇌 구조의 아주 작은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개발된 MRI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병원의 연구진은 롱 코비드에 걸린 환자 89명, 코로나19에 걸렸지만 장기 증상을 보고하지 않은 환자 38명, 코로나19 병력이 없다고 보고한 건강한 대조군 환자 46명의 뇌를 DMI로 찍어 비교했다.
발표를 맡은 해당 대학병원의 신경방사선과와 진단‧중재방사선과의 레지던트인 알렉산더 라우 박사는 DMI 스캔 결과 뇌 부피의 손실은 없었지만 “다양한 뇌 영역에서 특정 미세 구조 변화 패턴을 보였으며 이 패턴은 롱 코비드에 걸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뇌 용적 손실이나 롱 코비드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병변은 발견되지 않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10~25% 정도에서 발생하는 롱 코비드는 감염 후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뇌 안개), 피로, 관절통 또는 근육통, 후각 및 미각 상실, 호흡 곤란, 소화기 증상 등이 있다. 이전 연구를 통해 여성, 고령, 높은 체질량 지수, 흡연, 기존 동반 질환, 이전 입원 또는 중환자 실 입원 등의 위험 요인이 확인됐다. 하지만 왜 어떤 사람은 코로나19에 오래 걸리고 어떤 사람은 걸리지 않는지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는 뇌의 미세 구조적 변화 뿐 아니라 인지, 후각, 피로 장애와 관련된 뇌 네트워크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라우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증상의 발현은 영향을 받은 특정 뇌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이 증후군의 병태생리학적 근거를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