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 식중독균 득실"...비행기 탄 후 아픈 이유 있었네
올해 7월말부터 승기검역 재개, 질병청 "검사 늘려가겠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의 기내 위생 점검 결과 국내 항공기 8편 중 1편 꼴로 다수의 병원균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청은 지난 7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의 항공기 승기검역을 통한 기내 위생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항공기 총 493편 중 58편에서 △장독소성대장균 39건 △장병원성대장균 32건 △장염비브리오 4건 △살모넬라균 4건 등 병원균이 다수 검출됐다.
위 병원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내세균으로 신체에 감염될 경우 △설사 △발열 △혈변 등 소화장애를 일으키며 심할 경우, 장염으로 이어져 △구토 △복부경련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승기검역은 해외에서 국내로 입항 후 검역관이 승기해 항공기 내 위생 상태를 조사하는 것이다. 가검물 채취 후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해 일정 수준 이상의 위생을 확보함으로써 국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국내로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 검역에 집중하기 위해 2020년부터 지난 7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승기검역을 유예했다. 그러나 일상회복으로 인한 항공편 수가 급증에 따라 질병청은 일부 항공편을 대상으로 올해 7월 31일부터 승기검역을 시범적으로 재개했다.
지난 3개월간 국제선 직항기 중 493편을 선정해 기내 가검물 채취 후 콜레라 및 장내세균 10여종 검사를 한 결과 58편(11.8%)에서 병원균이 검출됐다. 위 언급한 세균 10여종은 △비브리오균 3종 △살모넬라균 3종 △세균성이질균 △병원성대장균 4종 등이다.
이에 대한 조치 사항으로 질병청은 병원균 검출 항공기의 해당 항공사로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항공기 소독 협조를 요청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총 222편 중 5편 중 1편 꼴(22.1%)인 49편의 항공편에서 병원균이 검출됐다. 이는 탑승객이 오염된 식품과 식수를 섭취했을 때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대장균 검사항목을 확대한 결과다. 이 외에도 김해공항 5편, 대구공항 4편의 항공기에서 병원균이 검출됐다.
질병청은 향후 항공기의 시범적으로 재개 중인 승기검역 내 검사장소, 검사항목, 대상 항공편 수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주기적으로 그 결과를 공표해 항공기 위생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해외여행이 급증하는 점을 고려해 항공기 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국민들이 건강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항공기 검역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항공사 자율 점검을 유도하는 등 해외 질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