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참전 예비군의 고통 줄일 수 있나?

[김영훈의 참의사 찐병원]의료에서 VR과 AR

미래 의학의 핫 이슈로 등장한 디지털 헬스 케어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AR과 VR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화 ‘디어 헌터’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은 마이클과 닉, 스티븐이다. 그들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클리어턴의 제철소에 다니는 친구들이다. 스티븐이 결혼식을 마치자마자, 셋은 베트남으로 떠난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들은 지독한 고난과 고통을 당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목숨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후 삶은 처절하기만 하다. 1976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베트남전이 끝나고 약 4년 뒤 개봉되어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이 겪는 후유증의 심각성을 생생히 보여 줬다.

특히 닉이 겪는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죽음(사실상 자포자기의 자살)으로 이끌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현대인에게도 익숙한 PTSD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겪은 뒤 그 사건에 공포를 느끼고, 사건 뒤에도 계속적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의된다.

미국 조지아공대는 베트남전 군인들의 PTSD를 치료하기 위해 ‘버추얼 베트남(Virtual Vietnam)’이라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을 최초로 만들었다. 베트남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현실 치료기였다. 1997년 출시됐기에 지금의 그래픽에 비해 조악하지만 이 VR은 참전 군인들의 PTSD 치료에 적지 않은 효과를 보였다. 이 치료기는 이후 ‘버추얼 이라크(Virtual Iraq, 2007년)’를 비롯, 수많은 VR 치료의 선구자가 되었다.

미래 의학의 핫 이슈로 등장한 디지털 헬스 케어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AR과 VR이다.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은 VR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VR은 가상의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 주는 반면, AR은 추가되는 정보만 가상으로 만들어 보여 준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잘 조화시켜 사용자가 실제에 있는 듯 느끼게 한다. 옷을 구매할 때 내가 그 옷을 입고 있는 모 습을 실제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이를 의료 기기에 적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U 기업은 ‘3D Motion Tracking Technology(3차원 동작 추적 기술)’를 활용한 AR 재활 솔루션을 만들어 집에서도 혼자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술할 때도 AR은 큰 도움을 준다.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용도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이스라엘 베르셰바의 소로카대학병원은 50명의 의료진이 참여한 가운데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의 분리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수술 전에 아기들의 몸을 전신 스캔한 뒤, 3D VR 모델을 만들고, 여러 의사가 수 개월 간 수술 준비와 모의 수술을 했다. 그 결과 실제 수술이 완벽히 성공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영상을 투영해서 수술 정보를 얻거나 환부를 표시하는 방법, 원격 수술 등에도 AR이 사용된다. 현실의 대면 치료, 실물 기반에 더해 VR과 AR은 기기와 확장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의료 행위에 불을 붙일 것이다.

    김영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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