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 돌덩어리가 골반에"...20대女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오렌지만한 크기의 돌 생성...원인은 질내 소변 정체로 인한 결석
레바논에 사는 20대 여성의 골반에서 거대한 '돌'이 발견돼 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돌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여성의 질 안에서 자라 골반에 형성된 것이다.
27세의 한 여성은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급히 실려 갔다. 복부통증과 함께 구토, 오한 등이 동반됐던 가운데 의료진이 이 여성의 상태를 진단한 결과, 골반에서 돌이 발견됐다고 학술지 비뇨기과 케이스 리포트 《Urology Case Reports》에 최근 보고됐다. '질석(Vagina Stone)'이라 불리는 이 결석이 이토록 큰 크기로 발견 된 것은 가장 최근의 사례이며 크기로는 발견 된 것 중 거의 최대치다.
레바논대 의대 비뇨기과 린다 참마 교수팀이 질석 진단과 시술을 진행해 찍은 X-레이 사진에서 나타난 그 질석의 크기는 가히 충격적이다. 골반 영역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돌 질량과 크기는 거대하다. 3시간에 달하는 어려운 과정 속에서 의료진이 집게로 여성의 골반에서 꺼냈을 때, 질석은 가로 세로 9x10cm로 오렌지 크기만 했다(우측 상단 사진). 질석의 성분 구성과 형태를 검사하기 위해 레이저를 사용해 질석 덩어리를 잘게 부쉈다(우측 하단 사진).
질석은 여성의 질 내부에 형성된 돌처럼 경화된 결정체를 말한다. 콩팥에 생기는 신장 결석과 유사하다. 다만 그 위치와 발생 빈도가 다르다. 질에 생긴 결석은 일반적으로 소변이 질 내에 정체되어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소변이 경화되어 결정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흔히 치료되지 않은 세균 감염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신장 결석이 비교적 흔한 반면, 질석은 매우 드물며 의학계에선 100건 미만이 보고됐다. 의료진이 비뇨기과 케이스 리포트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실제로 질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보통 평면 방사선 촬영에서 방광석으로 오진되곤 한다. 돌이 생기고 있어도 처음엔 무증상일 수 있으며 이후 커짐에 따라 급성 발열이나 복부 불편감에 이르기까지 비특이적일 수 있어 진단도 어렵다.
다만 뇌성 마비와 같은 특정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거의 움직이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있을 경우 요실금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곧 질석이 생성되는 원인이 된다. 요실금으로 인해 질로 소변이 지속적으로 새고 소변 정체를 유발하여 결석 형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보고된 레바논 여성의 경우에도 뇌성 마비를 앓고 있었다. 그는 통증 뿐 아니라 평소보다 덜 먹고 창백하고 무기력해 했으며 많은 시간 누워 지냈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에게서 희귀한 돌이 생성된 이유 중 하나가 뇌성 마비 때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