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내 노후는 스스로 준비”... 50대 부부의 고민?
젊은층과 노년층 사이에 낀 중년들... 가장 중요한 노후 대책은 건강
50~60대 중년들은 이른바 ‘낀 세대’다. 젊은층과 노년층 사이에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한다. 나이든 부모를 살피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성인 자녀들까지 돌봐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노년에 접어들면 누가 챙겨줄까? 지금까지 부모 부양은 내가 했지만, 자녀들은 나를 부양할까?
응답자의 92.0%... “내 노후는 스스로 준비하겠다”
50~60대들은 부모 부양을 하면서도 정착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9~59세 급여 소득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2.0%(동의율)가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맡기기보다 스스로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자녀에게 부모 부양의 의무를 지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83.2%나 됐다.
특히 5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태도가 두드러졌다. 반면에 이들은 부모님이 사망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고,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도 책임을 다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가족 구조와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부모이자 자녀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낀 세대’의 고민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의 소득 없다면 매달 경제적 지원해야"... 69.5%
전체 응답자의 69.5%가 부모의 소득이 없다면 매달 일정 금액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46.1%는 자녀라면 부모 부양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며 현재 부모님을 직접 모시고 살거나(10.5%),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경우(26.4%)도 적지 않았다. 경제적 지원의 이유로 자식 된 도리(47.4%),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45.8%)이라고 답했다. 수입이 있다면 당연히 생활비를 드려야 한다(35.8%)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여전히 부모 부양은 자식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효도이자, 부모에 대한 보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 부양 의무에 대한 인식 낮아지고 있어”... 85.8%
자녀가 부모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점차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이라면 당연히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88.5%였다. 전체 응답자의 78.1%가 자식이라고 무조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부양 의무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음을 체감하는 경우도 85.8%나 됐다. 최근 취업과 결혼 후에도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기가 어렵다(88.0%)고 느끼기 때문에, 상황과 여건에 따라 부모 부양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건강 악화...심리적 부양 부담감 79.1%, 경제적 부담감 77.0%
부모님의 건강이 안 좋을 경우 부양에 대한 심리적 부담(79.1%)과 경제적 부담감(77.0%)이 상당했다. 부모 부양을 떠맡아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58.7%)도 높았다. 실제로 부모 부양 시 애로 사항으로 경제적 부담(66.6%)과 의료-간병비에 대한 부담(56.0%)을 우선 꼽았다. 특히 부모님이 치매를 앓게 되는 것에 대한 걱정(66.2%)이 큰 편이었지만, 경제적 타격에 대한 높은 우려(70.3%)에 비해 대응책을 마련해 뒀다는 응답은 21.9%에 불과했다.
부모 부양 책임... 전적으로 자녀에게 10.7% vs 사회-국가 책임 57.4%
부양의 의무가 자녀에게만 있다는 인식이 옅어지면서 사회와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부모 부양의 책임이 전적으로 자녀에게 있다는 응답은 불과 10.7%로 나타난 가운데 부양의 의무를 자녀보다는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동의율이 57.4%였다. 최근 치매 간병은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71.5%였지만, 실질적으로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도 62.8%로 나타나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안정된 노후는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이 갈림길이다. 중년 이상은 노화에 따라 암 등 각종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 암을 늦게 발견하면 건강보험이 안 되는 비싼 신약을 써야 한다. 심하면 살고 있던 집까지 팔아야 할 상황이 된다. 중년-노년의 가장 큰 재산은 본인의 건강이다. 내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자녀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