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합리적인가

[박창범 닥터To닥터]

국민건강보험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합리적인가
내국인 지역가입자의 경우 배우자 및 미혼인 자식들은 물론 소득이 없는 부모나 형재/자매도 부양가족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의 경우 이와 같은 혜택이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내국인 지역가입자의 경우 배우자 및 미혼인 자식들은 물론 소득이 없는 부모나 형재/자매도 부양가족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보험료 하한액도 2022년 기준 1만 9780원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인한 급여제한기준은 건강보험보험료를 6회 체납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별도의 처분을 해야만 효력이 발생한다. 그리고 체납된 보험료에 대하여 건강보험공단에서 분할납부 승인을 받고 분할된 보험료를 1회 이상 냈으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연장된 납부기간에 체납된 보험료를 완납하거나 분할납부를 한다면 소급적으로 보험급여로 인정하여 이미 병원에 지불한 공단부담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위와 같은 혜택이 없다. 즉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6개월이상 체류하고 있으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지역건강보험에 강제적으로 가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 동일세대로 인정되는 부양가족의 범위가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로 한정되어 부모님이나 동거하는 친족을 실질적으로 부양을 하고 있더라도 동일세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부모를 부양하고 있다면 보험료가 많게는 두배(부모가 1명인 경우)에서 세배(부모가 2명인 경우)로 오르게 된다. 또한 2) 보험료 하한도 내국인보다 높게 책정이 되어 있고 (실제 소득이나 재산과 상관없이 전년도 외국인 가입자 전체 보험료 평균을 고려한 금액으로 부과되는데 2023년 기준 14만3840원인 반면 내국인의 경우 1만9780원임). 3) 보험료를 1회만 체납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의 통지가 없어도 다음달부터 건강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4) 급여제한기간 동안 본인이 전액 부담한 진료비용에 대하여 나중에 체납된 보험료를 완납하더라도 공단으로부터 이미 지불한 공단부담액을 환급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건강보험에서 이러한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은 합리적 차별인가?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은 그의 어머니와 자녀와 함께 방문취업체류자격으로 한국에 체류중이다. 그는 2018년부터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가입하고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의 건강보험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외국인은 정확한 가족관계 파악이 어려운 상황에서 1) 현재 일반적인 가족구성의 형태인 부모와 미혼자녀만으로 제한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이고, 2) 외국인은 국내에만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체납보험료에 대한 징수절차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건강보험공단이 진료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 약 3개월 후인데 그동안 외국인은 본국으로 출국함으로써 보험료납부의무를 쉽게 회피할 가능성이 있어 급여제한조항을 외국인에 대하여 보다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외국인도 국민건강보험에 당연강제가입을 하도록 한 것은 내국인과 형평성문제와 함께 이들에게 사회연대원리가 적용되는 공보험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정책적인 효과도 가지게 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3) 보험료 체납에도 불구하고 보험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현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하여 충분한 합의가 필요합을 전제로 2025.6.30일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하는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다. (헌재 2023.9.26. 2019헌마1165결정)

행정안전부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발표한 2022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2022년 11월 1일 기준 3개월 초과 국내 장기 거주 외국인수는 225만여명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외국인들 중에서는 좋은 직장과 충분한 재산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소위 3D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정규직이 아닌 일당을 받으면서 일하는 소위 저소득층 이주민도 있을 수 있다. 비록 이들은 내국인은 아니지만 우리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의료와 같은 기본적인 사회복지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판결에서 외국인과 내국인의 급여제한의 예외규정에 대하여 차별규정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린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보험료 하한규정과 동일세대로 인정되는 가족의 범위가 내국인과 다른 것을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감소함에 따라 근로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대학을 졸업하는 상황에서 3D와 관련된 인력은 심각하게 부족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이렇게 부족한 근로인력은 결국 외국에서 들어와야 한다. 이들도 부양할 부모와 자식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건강보험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국인과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은 결국 개발도상국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근로하는 것을 꺼리게 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건강보험을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건강보험에서 외국인 가입자가 지불한 보험료에서 실제 급여비로 제출한 비용은 흑자였다(2017년 2490억원, 2021년 5125억원). 이에 비하여 내국인들에 대한 건강보험재정수지는 언제나 적자였다.

필자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는 대한민국이 반만년 동안 혈연적 동일성을 지니고 이어진 단일민족국가임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도 이러한 말을 듣기 어렵다. 우리나라와 사회가 전세계로 개방되면서 외국인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방성을 유지하려면 외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들을 어떻게 줄여 나가야 할지에 대하여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창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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