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80%...생활 습관으로 막는다, 어떻게?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심장은 가슴의 왼쪽에 위치한 근육으로 된 기관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다. 심장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전신으로 순환하게 해주며, 1분에 60~100회 정도 수축한다. 심장은 2개의 심방, 2개의 심실로 이루어져 있고, 이 사이에 판막이 존재해 피가 역류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심장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신체의 엔진’인 셈이다. 이런 심장에 약간의 문제라도 생기면 건강에 큰 영향이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장질환(심장병)은 2019년 약 890만 명이 사망한 사망 원인 1위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장병은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다. 2022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10만 명당 61.5명으로 암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불시에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 평소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 많다.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병은 돌연사의 위험을 높인다. 이런 심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전적 요인과 같은 일부 요인으로 인해 심장병에 걸리기 더 쉬우질 수 있지만 심장 문제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심장 건강을 잘 돌보는 것이다.
미국심장협회(AHA)에 의하면 많은 위험 요인을 변경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 미국 웨일 코넬 메디컬센터 뉴욕장로병원의 임상 의학과 부교수인 홀리 S. 안데르센 박사는 “생활 방식은 심장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유전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AHA는 심장병과 뇌졸중을 포함해 심혈관질환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센터의 심장 및 산과학과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니퍼 헤이스 박사는 “많은 심장병은 예방할 수 있다”며 “20대, 30대, 40대에 심장을 잘 관리하면 평생 동안 심장 전문의의 진찰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확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심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에 대해 알아봤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운동하기
AHA는 매주 최소 150분의 중간 강도에서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운동할 수 있다. 일주일에 75분의 격렬한 유산소 활동 또는 중간 강도의 운동과 격렬한 운동의 조합도 효과가 있다.
AHA는 하루나 이틀만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일주일 내내 분산해 운동할 것을 권장한다. 안데르센 박사는 “운동을 포함한 신체 활동은 젊음의 샘”이라며 “이는 심혈관계를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일 심장박동 수(심박수)를 올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며 “어쨌든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운동을 처음 한다면, 천천히 시작하고 점차적으로 운동 시간과 강도를 높여야 한다. 하루에 1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으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더 높은 강도로 높이면 좋다. 일상 속에서도 자주 일어나 걷고, 스트레칭하며 30분 이상 앉아 있지 않아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인슐린 민감성을 줄이고 혈중 지질이 높아진다.
혈압을 적절한 범위로 유지하기
혈압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방치한 채 혈압을 조절하지 않으면 심장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는 혈압이 높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담당 의사는 생활 방식을 바꾸거나 약물을 복용하도록 조언할 수 있다. 약을 처방받은 경우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또한 혈압계를 구입해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게 좋다.
건강한 식사
식사는 건강한 생활 방식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지중해식 식단은 건강한 지방과 신선한 재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대시(DASH) 식단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혈압을 막기 위한 식이요법(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의 약자인 대시 식단은 혈압을 낮추고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되지만 일반인에게도 좋은 건강 식단이다.
AHA에 따르면 대시 다이어트는 소금, 포화 지방, 트랜스 지방, 첨가당, 지방이 많은 육류, 술을 적게 섭취하는 대신 채소, 과일,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 껍질 없는 생선, 가금류, 견과류 섭취를 권장한다.
적정 체중 유지하기
심장을 위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저체중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나온 이 연구에서 체질량지수(BMI)가 18.5 이하를 저체중으로 정의했다.
이 연구는 BMI를 사용해 비만 정도를 측정하지만 BMI는 오래되고 결함이 있는 척도이다. 신체 구성, 민족, 성별, 인종 및 연령과 같은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 편향된 측정법이지만 BMI는 사람의 잠재적인 건강 상태와 결과를 분석하는 저렴하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에 여전히 의료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도 심장질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2021년 나온 연구 논문에서 비만은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및 수면 장애를 포함한 심혈관 위험 요인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또한 다른 심혈관 위험 요인과 무관하게 심혈관질환의 발병 및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만인 사람들은 전반적인 체지방량을 줄임으로써 여러 가지 심장 건강상의 이점을 볼 수 있다. 운동과 식습관 변화는 그렇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이다.
스트레스 줄이기
스트레스는 심장을 힘들게 할뿐만 아니라 활동력을 줄어들게 하고 과식을 하게 할 있다. 비 활동성과 과식은 고혈압과 고 콜레스테롤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은 매일 스트레스를 받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명상과 심호흡 운동 등 스트레스 완화법을 일상생활에 추가하라”고 말한다.
담배 끊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흡연이 모든 종류의 심각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흡연은 혈압을 높이고,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흡연은 심장과 폐에 나쁘다”며 “금연을 하는 것은 물론 간접흡연도 피하는 것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술은 1~2잔만
2017년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레드와인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HA에 따르면 레드와인을 마시는 것이 심장 건강을 개선한다고 증명하는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레드와인이 심장에 좋다는 과대광고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심장에 독소”라고 말한다.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은 여성은 한 잔 이하, 남성은 두 잔 이상 마시지 말 것을 권장한다.
적절한 수면 시간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은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부분의 성인이 하루에 7~9시간 사이의 수면을 취할 것을 권장한다. 지속적으로 그 이하로 떨어지면 심장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은 고혈압과 관련이 있으며 체중 감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또한 운동을 하고 싶지 않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심장에 좋지 않다”고 말한다. 수면은 또한 심장이 재충전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잠을 자면 심장박동 수가 내려가고, 호르몬이 안정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게 돼 심장과 전반적인 웰빙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