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희귀병 '유전성 혈관부종'...진단까지 19년 걸려
한국인 설문 결과, 증상 발현 평균 '19.6세'...최초 진단 '38.1세'
"유전성 혈관부종을 처음으로 진단받기 까지 평균 19년이 걸렸다."
국내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에 대한 조기 진단과 신약 접근성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 알레르기천식임상면역학회 국제 학술대회(APAAACI 2023)에서는 다케다제약이 진행한 유전성 혈관부종 질병부담에 대한 글로벌 환자 설문조사 중 한국인 대상 하위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통상 유전성 혈관부종은 반복적인 통증을 동반하고 얼굴, 사지, 복부 및 상기도에 주로 발생하며 특히 상기도에 심각한 부종이 발생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알려졌다. 이 질환의 증상은 소아청소년기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에서 심각한 진단 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답한 27명의 한국인 유전성혈관부종 환자의 증상 발현(평균 19.6세)부터 최초 진단(평균 38.1세)까지 19년이 소요됐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추세로, 현재 많은 국가에서 진단검사 시설이나 기반 자원이 부족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더욱이 점수가 높을수록 더 나은 질병조절 상태를 나타내는 혈관부종조절검사(AECT, 범위 0~16점) 결과 환자들의 약 60%가 10점 미만으로 조절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체 평균도 7.56으로 낮았다.
또한 점수가 높을수록 낮은 삶의 질을 나타내는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삶의 질(AE-QoL, 범위 0~100점) 검사에서도 50.60점을 기록해, 국내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들에 삶의 질이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다. 특히 삶의 질 지표들 중 '두려움/부끄러움' 영역이 66.36점으로 다른 영역(인간 기능, 영양, 피로/기분)에 비해 가장 심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강혜련 교수는 “이번 조사는 유전성 혈관부종이 실제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국내 환자들이 일상에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며 “질환에 대한 인지도 향상과 빠른 진단 전략, 신약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한국 내 질병 부담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효과적인 약물 치료 옵션과 관련해선 '라나델루맙(Lanadelumab)'이 놓인다. 이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리얼월드 임상인 ENABLE 연구 결과 2년에 걸쳐 월별 유전성 혈관부종의 발작이 88% 감소했으며, 환자의 삶의 질 역시 연구 시작 시점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개선을 보였다.
또한 임상 3상 SPRING 연구의 하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아 환자(2~11세)에서 라나델루맙의 효능 및 안전성 프로파일은 청소년 및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NABLE 및 SPRING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유럽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EAACI) 학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APAAACI 기간 동안 앙코르 포스터세션(Encore Posters)으로 공개됐다.
송혜령 다케다 희귀질환 및 신경계질환 부문 의학부 총괄은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혁신적인 접근법 도입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의료진과 환자에서 질환의 인지도를 높이고,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관리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