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찔이는 어쩌라고"...온통 ‘매운맛’ 유행, 잘 먹으려면?
입안 TRPV1 수용체 많을수록 매운 음식에 약해...통증 줄이는 음식 곁들여야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은 각별하다. 수많은 이들이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이유로 매운맛을 즐긴다. 최근에는 매운 만두, 버거 등 다양한 매운맛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위 ‘맵찔이’라 불리는 매운맛에 약한 이들은 쉽사리 도전하기 어렵다. 매운 음식을 최대한 덜 맵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맵기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누군가에겐 입안이 화끈한 매운 음식을 다른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다고 느낀다. 이는 입안의 ‘TRPV1 수용체’ 때문이다. TRPV1 수용체는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며 통증 전달, 조절에 관여한다.
매운맛은 ‘맛’이라 표현되긴 하나, 통각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리 혀는 미각세포가 아니라 통각세포로 통증을 인식한다. TRPV1 수용체가 많을수록 통증을 많이 느끼고, 이 수용체가 적은 이들은 매운맛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매운맛 덜 느끼려면 어떤 음식을 곁들여야 할까?
매운 음식을 먹기 어렵다면 매운맛을 중화할 수 있는 음식을 곁들이는 게 좋다. 혀의 열감을 줄여 진정시켜야 통증이 완화된다. 우유 속 유지방은 캡사이신과 같은 매운맛 성분을 녹여 매운맛을 완화한다. 물 대신 우유를 마시거나 입 안에 머금고 있는 것이 도움된다.
매운 음식에 우유를 곁들일 땐 우유는 찬 우유를 고르는 게 좋다. 미지근한 우유보단 찬 우유를 곁들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25~27°C의 미지근한 우유나 36~38°C의 따뜻한 우유보다 1.5~3°C의 차가운 우유를 마셨을 때 매운맛을 덜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미 조리된 음식을 덜 맵게 하려면 단맛을 더해야 한다. 꿀이나 올리고당은 음식의 농도를 걸쭉하게 만들어 설탕으로 단맛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혈당 조절이 필요한 이들은 이런 방법을 무작정 따라할 순 없다. 대신 버섯 등 채소를 넣어 다시 끓이는 방법이 있다. 채소에서 나온 수분은 매운맛을 희석한다. 위장을 보호하는 달걀을 함께 먹는 것도 이롭다.
매운 음식, 스트레스 완화하지만 3일 정도 간격두고 먹어야
매운 음식은 실제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캡사이신(고추), 알리신(마늘) 등 매운맛 성분들이 혀에 닿아 통각을 자극하면 우리 뇌는 아픔을 줄이기 위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한다. 진통 호르몬이라 불리는 엔도르핀은 통증과 스트레스를 줄인다. 엔도르핀은 고통의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이 나온다. 아드레날린 수치가 높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땀 등 노폐물이 배출돼 개운한 기분이 든다.
단, 매운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위 건강을 악화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운맛 성분이 위장을 자극해 위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매운 음식은 위와 식도 사이의 조임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소화불량, 속쓰림 등을 유발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약화해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 소화기관이 약하다면 매운 음식을 억지로 또는 매일 먹지 말고 3일 정도 간격을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