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구조조정 본격화 "英 500명 정리해고"...한국은?
실적 악화에 비용절감 돌입...한국화이자 "상황 예의주시 중"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가 본격적인 정리해고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화이자는 지난 5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종료 이후 관련 치료제와 백신 품목을 포함한 전체 매출 실적이 급감하면서 대대적인 사업부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아일랜드, 영국 등 유럽 지역에 위치한 생산시설에 조직개편과 정리해고가 결정된 가운데, 화이자 한국법인 직원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화이자 본사는 14일(현지시간) 전사적인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영국 제조-실험시설에서 500개 일자리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화이자는 영국 켄트주 샌드위치에 위치한 저분자화합물사업부(PSSM)의 조직 축소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이 시설에는 940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500명이 조직 개편을 통해 정리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매체 켄트 온라인 보도에 의하면, 최근 화이자 본사는 샌드위치 시설에서 진행되는 모든 실험 및 제조 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화이자가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성분(실데나필)'을 처음 발견한 곳으로 유명하다.
화이자 대변인은 "이번 구조조정은 10월 중순에 발표된 화이자의 전사적 비용 절감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영국 지사의 공장을 폐쇄할 계획은 없으나, 인력 조정은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인력 감축 계획이 전해지자 한국 지사에서도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본사가 발표한 비용 절감 목표가 상당히 공격적"이라며 "한국에 어느 정도 영항을 미칠지 유의깊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직 개편이나 인력 감축 계획에 대해선 아직 이렇다 할 내용이 발표되지 않아 내부적으로는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화이자는 내년 말까지 최소 35억 달러(4조5479억 원)의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주 공개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은 작년 226억3800만달러(29조4180억원)에서 42% 급감한 133억3200만달러(17조3182억 원)를 기록했다.
이같은 저조한 실적은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와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의 매출이 두드러지게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코미나티 매출은 13억700만달러(1조697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팍스로비드 매출 또한 97% 감소한 2억200만달러(262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