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린제이 스웨이츠(51)는 반려견 브라이언 덕에 목숨을 구했다. 두 살 된 보더콜리 브라이언이 엉덩이에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린 덕에 병원을 찾았고, 항문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린제이는 1990년대에 출산한 뒤 치질로 항문 통증을 겪어왔다. 지난 5월부터는 통증뿐만 아니라 출혈도 나타났다. 어느날 밤에는 그의 속옷과 잠옷이 피투성이가 돼 깨기도 했다.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려왔던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 채 몸을 씻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그의 반려견은 뭔가 잘못됨을 감지했는지 린제이의 엉덩이 부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린제이가 “그만해라”고 말할 정도로 브라이언은 엉덩이 냄새를 맡거나 졸졸 따라다녔다. 개들이 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실을 알고 있던 린제이는 결국 병원에 갔고 항문암 3기로 진단받았다.
린제이는 “32년 전 처음 아들을 가진 뒤로 계속 치질에 시달렸으며 아프거나 간지러울 땐 연고를 사용했었다”며 “브라이언이 날 병원으로 이끌고 내 목숨까지 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브라이언은 나의 치료견이자 수퍼히어로”라고 덧붙였다.
항문암...치질·항문 성교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자극이 원인
항문암은 말 그대로 항문에 암이 생긴 병으로, 평균 60세 전후 나타난다.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암에 비해 이름도 생소한 항문암은 드물게 나타난다. 하지만 항문에 만성적인 자극을 가하면 암이 생길 수 있다. 치루, 치열, 만성 치질을 오래 겪거나 항문 성교 등으로 항문에 자극을 주면 항문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항문암 초기엔 대변의 형태가 바뀐다. 평소 대변이 굵었는데 가늘게 나온다면 항문암 신호일 수 있다. 갑자기 배변활동이 어렵거나 횟수가 변하는 등 배변 습관 변화, 배변 후 잔변감, 심한 가려움증 등도 항문암의 증상이다. 암이 진행될수록 항문이나 직장에선 피가 나오기 시작한다. 항문 주위가 아프거나 항문에 이물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개들은 어떻게 암을 알아차릴까?
반려견 덕에 암 여부를 알아차린 사례는 꽤 흔하다. 작년 영국의 한 여성은 반려견이 가슴을 누르고 냄새 맡는 행동을 한 달 넘게 반복하자 병원을 찾아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올 6월에도 반려견이 가슴에 올라타고 냄새를 맡거나 쿡쿡 찌르는 모습에 유방암을 알아차린 영국 여성 사례가 있다.
개가 암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후각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개의 후각 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개 코에는 약 3억 개의 후각수용체가 있다. 이는 사람의 후각수용체의 약 50배다. 또 개가 냄새를 분석하는 능력은 사람의 40배에 달한다. 이같은 맥락으로 개는 질환이 풍기는 냄새, 즉 병으로 인해 사람의 세포, 체액 흐름, 체온 등이 변할 때 생기는 냄새 등을 알아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