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퉁퉁 붓는 손발... '미리' 알 순 없을까?
서울아산병원 연구진, 선제 예측 검사법 개발
팔다리 등이 퉁퉁 붓는 '림프부종'은 50~60대 여성들 사이에서 흔한 고민이다. 특히나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암세포 전이를 막기 위해 목과 겨드랑이 등에 위치한 림프절 일부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성형외과 서현석 교수,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 연구팀은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이 발생할지 여부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인 '림프 동역학 검사법'을 개발했다.
팔을 통해 림프관에 주입한 형광 조영제가 몸 속에서 이동하는 흐름을 분석해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는 지 여부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림프액의 흐름이 정상적이라면 림프액을 내뿜기 위한 림프절의 수축 주기와 형광 조영제의 이동 패턴은 규칙적으로 일정할 것이다. 반대로, 림프액 흐름이 막힌다면, 림프 수축과 조영제의 이동 패턴도 불규칙해진다. 이런 상태에선 림프부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착안해, 연구진은 광학 측정 장비로 조형제의 이동 패턴을 측정하고 이를 심전도 검사와 같은 그래프 형태로 나타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유효성도 확인했다.
이전까지는 림프부종 증상이 나타나기 전엔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고 있는지 미리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연구진은 추가 임상 연구를 거쳐 향후 실제 환자들에게 이 검사법을 적용한다면 림프부종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 환자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재용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발병한 림프부종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은데, 림프 동역학 검사법으로 림프액 순환 장애 초기 단계에 발견한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 부종이 더 진행하는 일을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현석 교수는 "림프액 순환 장애가 대표적으로 림프부종이라는 질환을 일으키지만, 최근에는 치매와 비만, 소화기관 염증, 심근염, 녹내장과 같은 다양한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면서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질환들과 림프 순환 장애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동맥경화, 혈전 및 혈관생물학'에 최근 게재됐다.
심전도 검사와 림프 동역학 검사 비교 [자료=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