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환자에 희소식... 英서 '인공췌장' 사용 승인
이르면 12월 최종 가이드라인 발표 후 처방 가능해질듯
1형 당뇨병 환자들을 평생 괴롭히는 인슐린 주사가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영국 전역에서 인공췌장이 사용 승인을 받아 1형 당뇨병 치료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영국 NHS(국립보건서비스) 산하 의약품 자문기구 NICE(국립보건임상연구소)는 7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췌장 사용 승인 권고를 내렸다.
췌장은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해 장내 음식물을 분해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이번에 승인된 인공췌장은 피부에 부착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와 인슐린 펌프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연결한 장치다. CGM이 24시간 환자의 혈당을 추적하다가 수치에 이상이 생기면 인슐린 펌프에 신호를 전달해 인슐린 주입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방식이다.
인공췌장은 췌장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당뇨 환자들의 혈당을 모니터링해 변화에 즉각 대응한다. 특히 매번 같은 시간에 같은 용량을 투여해야 하는 인슐린 주사와 달리 미세한 바늘이 달린 패치 모양의 펌프를 한 번 붙이면 더 이상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어 환자들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 스코틀랜드에 이어 이번에 영국 전역으로 사용 승인이 확대되면서 영국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인공췌장을 승인한 국가가 됐다고 가디언,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현재 NHS와 NICE는 가격 조건 등 세부 사항에 대해 제조기업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 NHS가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하면 영국 당뇨환자들이 인공췌장을 처방받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관리해야 하는 제1형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약 2만 명의 국내 1형당뇨병 환자들도 인공췌장 사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췌장은 제1형 당뇨 환자 중 당화혈색소 수치가 7.5% 이상인 성인을 대상으로 우선 처방된다. 이후 5년에 걸쳐 어린이와 청소년, 임신 중이거나 가임기의 여성, 기존에 인슐린 펌프를 가지고 있는 사람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NHS는 이 조치로 15만 명이 넘는 환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제1형 당뇨병 자선단체인 JDRF UK의 최고경영자 카렌 애딩턴은 이번 승인에 대해 “인공췌장은 의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효율적인 혈당 관리, 합병증 위험 감소, 신장 투석 및 이식 비용 절약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