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나이 5살 늙었다?"...치매는 빠르게 온다
생물학적 나이, 혈관성 치매·뇌졸중에 영향
치매는 퇴행성 신경질환이기에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치매가 항상 나이에만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치매 등은 비교적 젊은 50대나 그 이전에 발병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해외 연구는 치매 발병 위험도가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물리적 나이'뿐 아니라 '신체 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생물학적 나이'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사라 헤그 교수팀이 의학 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 및 정신의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 내용이다. 연구팀은 영국 정부의 데이터베이스인 'UK바이오뱅크'를 활용해 37~73세 영국인 32만 5870명의 건강정보를 9년간 추적 분석했다.
평균 나이 56.4세였던 분석 대상자들은 없었고 2006~2010년 신경학적 질환 이력이 없었다. 이후 추적 조사 동안 1397명(0.4%)은 치매를, 2515명(0.8%)은 허혈성 뇌졸중을, 679명(0.2%)은 파킨슨병을, 203명(0.1%)은 운동신경증(MND)을 진단받았다. 운동신경증이란 운동 신경 세포와 근육이 서서히 약화하는 질병이다.
이어서 연구팀은 이들 대상자의 혈중지질, 혈당, 혈압, 폐 기능, 체질량지수(BMI) 등 18가지 생체지표로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해 이들 질환과의 인과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5년 이상 더 많으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를 포함한 모든 원인의 치매가 발병할 위험한 19%나 증가했다.
특히 혈관성 치매와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각각 41%와 39%나 높아져서 심혈관계 이상이 원인인 치매와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알츠하이머 치매 와 운동신경이 퇴행하는 질환과는 약한 연관성을 보였으나, 파킨슨병과는 별다른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생물학적 나이와 치매 발병 사이의 절대적인 인과성을 완전히 입증하진 못하지만, 신체의 노화 과정을 늦추면 질환 발병을 줄이거나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헤그 교수는 "생물학적 나이 측정에 사용한 생체 지표 중 일부는 생활방식과 약물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통해 생물학적 나이를 낮추면 질병 위험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doi.org/10.1136/jnnp-2023-331917)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