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것 위에 단것"...아이스크림 위에 '젤리쌈', 이 간식 괜찮나?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 유행에 아동·청소년 건강 우려
젤리와 아이스크림은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사랑 받아온 군것질이다. 그런데 최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과 쫄깃한 젤리, 서로 상반되는 매력을 지닌 간식계 스테디셀러의 조합이 인기다. 이른바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이다.
납작하고 네모난 롤업 젤리를 잘 펼쳐 아이스크림을 감싸 먹는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과 유튜브에서 인기 ‘먹방’ 콘텐츠로 떠오르며 입소문을 탔다. 쫀득한 젤리가 아이스크림의 냉기로 인해 딱딱하게 굳는데, 이때 베어 물면 젤리가 깨지며 바삭바삭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자율감각쾌락반응(ASMR)' 소재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의 인기에 발맞춰 편의점과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는 아이스크림과 함께 롤업젤리를 진열해 놓은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단 것+단 것'...지나친 당 섭취 우려도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에 대해 새롭고 신기하다는 반응 뒤에는 우려의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 열풍이 불었던 이스라엘의 보건부는 "유행에 따르기 전에 이런 당과류에 건강하지 못한 당과 기름이 가득 들었다는 점을 알아두는 게 좋다"고 경고의 뜻을 전했다.
실제로 이들 간식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니 바형 아이스크림 한 개의 당류는 15g 내외, 롤업젤리 한 개의 당류는 7~8g이다. 둘을 한꺼번에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당류 섭취 권고량(50g)의 절반에 가까운 당류를 섭취하게 된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이보다 적은 25g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는 것을 고려했을 때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 하나만 먹어도 하루 권고량을 모두 채울 수 있는 셈.
또 굳은 롤업 젤리의 바삭함을 즐기기 위해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씹어 먹는 과정에서 이가 시리기도 하고, 녹은 젤리가 이에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하는 등 치아 건강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10대 비만·당뇨 환자 증가세...각별한 관심 필요
롤업 젤리 아이스크림, 탕후루(과일에 꼬치를 꽂아 설탕물을 입힌 간식)와 같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선호하는 달달한 먹거리에 걱정 어린 시선이 이어지는 까닭은 근래 비만과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의 비만 및 만성질환 진료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비만으로 진료를 받은 중학생(13~15세) 환자는 951명으로 4년 전인 2018년(304명)의 3.13배다. 초등학생 저학년(7~9세) 비만 환자는 같은 기간 1.73배, 고학년(10~12세) 비만 환자는 2.37배, 고등학생(16~18세) 비만 환자는 2.25배 늘었다.
2형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 환자도 증가세다. 지난해 중학생 당뇨 환자는 1932명으로 2018년(1143명)의 1.69배 늘었다. 초등학생 고학년 환자는 1.60배 늘었으며, 고등학생 당뇨 환자는 1.31배, 초등학생 저학년 환자는 1.04배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신현영 의원은 "최근 달콤한 간식이 대유행하고 있어 아동·청소년의 건강관리에 가정과 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아동·청소년의 비만은 단순히 비만으로 끝나지 않고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