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으로 자체 충전하는 심박 조율기 나왔다
배터리 에너지 10% 자체 충전해 기존 제품보다 수명 6년~15년 연장
심장 박동을 이용해 필요한 전기 에너지의 10%를 자체 충전할 수 있는 심박 조율기가 개발됐다. 이를 사용할 경우 기존 제품보다 배터리 수명을 6년~15년 정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11일~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회의에 소개될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6일 보도한 내용이다.
이 심박 조율기 개발을 이끈 워싱턴대 배박 네이저 교수는 “기계 에너지와 전기 에너지는 연결돼 있으며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고 그 원리를 설명했다. “초음파가 전기 전압을 압력이나 소리로 변환하는 것처럼 유사한 재료를 이식형 의료 기기에 설치해 심장의 자연 진동 압력을 '역방향' 전압으로 변환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연(無鉛) 심박 조율기는 심장의 우심실 내부에 삽입되는 일체형 장치다. 장치를 심장 내부에서 쉽게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를 쉽게 교체할 수 없다. 연구진은 배터리가 방전된 기존 심박 조율기와 함께 새 심박 조율기를 이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심장 박동을 통해 전기의 일부를 회수하도록 설계된 세 종류의 심박 조율기를 설계했다.
그리고 초당 60회의 속도로 심장의 자연 압력을 재현하도록 설계된 특수 심장 압력 시뮬레이터에 3종의 심박 조율기를 배치했다. 그중 가장 우수한 1종은 평균 심박 조율기 출력을 기준으로 ‘다음 박동’을 맞추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약 10%를 자체 생산했다.
“다음 단계는 에너지 수확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재료와 제작을 최적화하고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일관되게 에너지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네이저 교수는 밝혔다. 그는 “10%의 수확 효율을 개선할 수 있게 되면 주요 심박 조율기 회사 중 한 곳과 협력해 기존 무연 심박 조율기에 우리의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배터리 수명을 더욱 연장하고 평생 동안 환자들이 이식 시술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친 저널에 게재될 때까지 예비 연구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