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약 복용했다가...어질어질 빈혈위험 높아져
서울대 단국대 연구팀 “스타틴 복용하는 환자의 철분 수치 유심히 관찰해야”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스타틴을 복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철결핍성빈혈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단국대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의 약 100만명 코호트(동일집단)의 공공 데이터를 이용해 2002~2015년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는 성인의 수는 크게 늘고 있다. 20세 이상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8년 9.2%에서 2018년 18.0%로 높아졌고, 치료제인 스타틴 복용자도 대폭 늘어났다. 스타인 복용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의 우려도 높아졌다.
연구팀은 스타틴 복용 시기를 현재(처방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 최근(처방 종료일로부터 12개월 이내), 과거(처방 종료일로부터 12개월 초과) 등 노출 기간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철결핍성빈혈에 걸릴 위험이 약 5배(노출 기간에 따라 4.84배, 5.01배, 5.0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요인을 감안한 경우에도 약 2.38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에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성호 교수(보건학), 단국대 대학원 이상헌 교수(생명융합공학과) 등이 참여했다.
단국대 이상헌 교수는 “두 가지 연구 디자인을 통해 제2형당뇨병이 가장 높은 위험도를 보여줬는데, 이는 종전 연구 결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연구는 스타틴과 철결핍성빈혈의 인과성을 관찰한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틴과 인과성이 높은 부작용을 찾기 위해 환자 대조군과 자기-대조 환자군 등 두 가지 연구 디자인을 적용해 연구의 정확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의 주요 원인인 허혈심장병, 허혈뇌졸중(뇌경색) 등을 일으킨다. 고지혈증 환자의 약 90%는 스타틴을 복용한다. 이 약은 각종 사망 원인을 막아주는 데 큰 효과를 낸다. 환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 담당 의사의 도움으로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Possible link between statin and iron deficiency anemia: A South Korean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