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바싹, 냄새도 고약”...치약 많이 쓰면 사라질까?
입에 남아있는 치약 성분...상쾌한 것 같지만 오히려 입냄새 악화 요인
입이 바싹 마를 정도의 건조한 가을철, 유독 심해진 입냄새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입냄새는 타인과 대화할 때도 신경쓰이지만 혼자여도 썩 반갑지 않다. 양치할 때 치약 거품을 풍성하게 내면 입냄새가 좀 덜 할까? 무턱대고 치약을 많이 쓰면 오히려 치아 건강을 해치진 않을까? 가을철 입냄새 제거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치약을 많이 짜면 입 냄새가 덜 나는 느낌이 든다. 향이 강하고 거품도 많이 나 제대로 양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치약을 많이 쓴다고 해서 양치가 ‘잘’ 되는 건 아니다. 물론 치약은 양치질에 있어서 필수다. 치약에 들어있는 연마제는 치아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한다. 연마제가 치아의 세정력을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양이 많다고 해서 이물질을 더 제거하진 않는다.
치약 많이 쓰면 오히려 입냄새 악화·치아 표면 마모...칫솔 반 정도가 적당해
그렇다면 치약을 많이 쓴 다음 개운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이는 입속에 남아있는 치약 성분의 향이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치약 성분을 완전히 헹구지 않아 치아 사이, 입천장 등 입속에 양치 잔여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상쾌한 느낌이 든단 이유로 치약 성분을 제대로 헹구지 않고, 이런 습관이 오래 이어지면 오히려 입냄새가 악화할 수 있다.
치약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치아 상태에 따라서 치아 표면이 마모될 수도 있다. 치아가 마모될수록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불편함이 발생한다. 이가 쉽게 시리거나 통증이 나타난다. 불소가 든 치약을 많이 사용하면 치아 표면에 반점이 생기는 치아불소증이 생길 수도 있다.
치약은 얼만큼 써야 적당할까? 치약은 칫솔모 길이의 절반이나 3분의 1 정도만 사용해도 칫솔질을 올바르게 한다면 입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단, 3~6세 어린이는 완두콩 한 알 크기, 3세 미만은 이보다 더 적은 양을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치약을 짠 뒤엔 물을 묻히지 않는 것이 좋다. 물을 묻히면 거품이 잘 생겨 치아가 잘 닦인 것처럼 보이지만, 충분히 치아를 닦지 않았음에도 ‘제대로’ 양치질을 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입안 건조하면 세균 번식 활발...입냄새 제거엔 사과·요거트 등 효과적
양치질 외에 입냄새를 줄이는 방법은 입안이 건조하게 않게 관리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엔 물을 많이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 과일이나 채소 등 수분이 많은 음식은 입속 환경에 도움된다. 입안을 건조하게 만드는 담배와 술은 피할 것이 권장된다. 입속이 마르면 세균이 잘 번식해 입냄새를 유발하고, 구강 내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서 치주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 구강질환은 입냄새를 더 심하게 만들고 나쁜 세균의 증식을 도와 악순환을 낳는다.
평소 입냄새 제거에 이로운 음식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마늘이나 대파처럼 알싸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먹은 뒤에는 사과, 시금치, 우유, 요거트 등이 효과적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사과, 시금치, 우유 등이 마늘의 황화합물을 줄여 입냄새 제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 저널 《분자(Molecul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요거트와 같은 고단백 음식도 입냄새 제거에 도움된다. 연구팀이 요거트와 파 냄새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요거트가 대파의 냄새 화합물을 99% 감소시켰다.
무언가를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세제를 많이 쓴다고 좋은 게 아닌 것처럼, 양치질을 할 때 치약을 많이 쓴다고 좋은 건 아니겠죠. 적절한 양으로 올바른 양치질을 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