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더 젊게 사는 비결은...'이곳' 주변 살기?
이웃에 대한 차별적 정책의 산물일 경우 그 효과 사라져
녹지 공간 근처에 살면 생물학적 나이가 2.2~2.6년 젊게 살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12월호에 발표된 영국, 미국,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녹지 인근에 사는 것은 뇌졸중 위험과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낮추고 수면의 질과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등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올해 6월《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의 논문은 미국 4개 도시의 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녹지 부근에 살면 수명이 평균 2년6개월 더 길어진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1999년~2001년 참가자의 생물학적 샘플을 채취한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성인 참가자 7827명의 DNA에서 추출한 텔로미어의 길이와 인구 통계 및 주변 지역 정보를 대조했다. 그 결과 녹지 공간이 풍부한 곳에 사는 사람의 텔로미어가 더 길다는 점을 발견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쪽 끝에 있는 반복적인 DNA 서열의 사슬이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며, 너무 짧아지면 텔로미어가 포함된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염증, 노화 관련 질환 및 퇴행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텔로미어 길이와 건강 사이의 관계는 아직 명확히 규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텔로미어의 길이는 생물학적 나이와 세포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녹지 공간은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를 2.2년에서 2.6년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녹지 공간만으로는 차별, 과거의 재개발, 공해와 같은 사회적, 물리적 요인의 건강 영향을 완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녹지 공간 자체가 분리, 박탈 및 차별적 주택 정책의 유산과 같은 이웃 변수의 건강 영향에 대응할 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차별적 요인을 데이터에 반영하자 녹지 공간 근처에 사는 것의 긍정적 효과가 사라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애런 힙 교수(생물학)는 “녹지 공간은 지역사회에 매우 중요하지만, 녹지 공간만으로는 체계적인 인종 차별과 경제적 분리 및 환경 정의 문제를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별적 요인들이 "녹지 공간에 대한 노출로 인한 유익한 영향을 압도할 수 있다“면서 녹지 공간 노출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48969723060795?via%3Dihub)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