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봇 기업주 '흔들'...위고비 파괴력 어디까지?

수술 로봇 업체마저 위고비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로봇 기업 주가까지 흔들고 있다. 수술 로봇업체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1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만 치료제 확산 탓에 비만 수술에 사용되는 로봇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가는 개장 후 거래에서 거의 7.8% 하락한 252달러를 기록했다.

비만 치료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다양한 산업이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술 로봇 분야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 탓이다.

외과의가 최소 침습적 시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로봇을 만드는 기업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3분기 매출은 19% 증가한 1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17억 7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위고비 열풍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최고 의료책임자인 미리암 큐렛은 "순응도 문제, 비용, 부작용을 고려할 때 많은 환자들은 위고비와 같은 약물을 1~2 년 이상 지속해서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고비 열풍이 단기간으로 끝날 경우 비만 수술 수요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전망이다.

로봇기업 외에도 위고비의 파괴력은 여러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비만 치료제가 식품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위고비는 제과업체, 주류업체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패스트푸드 업체는 물론 다이어트 특화 식품을 만드는 업체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비만치료제를 먹는 사람들은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덜 먹는 경향을 보이는 탓이다. 동시에 비만 치료제라는 대안이 나오면서 다이어트 특화 식품의 수요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위고비가 미국인의 음식 섭취 문화는 물론 의류 구입 방식 등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기 과자 오리오스와 리츠의 제조업체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최근 7.7%나 하락했다. 초콜릿 제조업체 허시와 펩시콜라 주식도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약품이 음식 섭취 욕구와 중독 증상을 효과적으로 줄일 경우 담배, 주류, 게임 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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