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만 일했더니? 스페인 노동자들 건강 변화
"아이들도 큰 수혜"
주 4일 근무제(이하 주 4일제)가 노동자들의 건강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스페인 3대 도시인 발렌시아는 올해 상반기 실행했던 시범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발렌시아 시는 올해 4월 10일부터 5월 7일까지 연속으로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주 4일제를 시행했다. 인구 80만이 거주하는 발렌시아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이들은 36만 명에 달했다.
보건 및 사회과학 전문가들로 이뤄진 위원회에서는 설문조사 등을 이용해 주 4일제 효과 및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주말이 이틀에서 사흘로 늘어난 주말 기간 노동자들은 운동, 휴식, 직접 만든 음식 섭취 등 더 건강한 습관에 들이는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위원회는 해당 결과를 발표하면서 " 주4일제 도입은 스스로 인식하는 건강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준 것은 물론 스트레스 저하 등의 감정 개선에도 도움을 주었다"라고 평가했다.
노동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이들은 아이들이었다.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이 밖에도 공휴일로 지정된 월요일에 자동차 사용이 감소하며 대기질도 개선됐다. 설문조사에 응한 이들은 높은 비율로 주 4일제가 정착될 경우 독서, 영화, 음악 등 취미 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흡연자와 음주자의 담배와 술 소비량은 늘었다. 레저와 관광 산업은 수혜를 입었지만, 일부 업체들은 매출이 되레 줄었고 응급의료서비스의 업무 과부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조사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 4일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쩍 많이 거론되고 있는 근무 형태다. 2022년 미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자원한 33개 기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 결과 주 4일제가 기업 성과와 생산성, 직원 복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해당 근무제를 언급하는 수가 늘었다. 다만 생산성과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