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요로 감염, 항생제 아닌 전류로 고친다?
전류의 열로 방광조직 제거하는 방전파괴술 72% 치료 효과
많은 노인 여성은 재발성 요로감염(UTI)과 그 치료를 위한 지속적 항생제 복용에 시달린다. 이런 악순환의 사슬을 끊어줄 최소 침습적 치료법이 개발됐다. 감염된 방광 조직을 최소로 절개하고 전류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비정상 조직을 파괴하는 방전파괴술(electrofulguration)을 적용하는 것이다. 《비뇨기과저널(Journal of Urology)》 10월호에 발표된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UTSW)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책임자인 필립 지머른 UTSW 방광건강센터장은 요로감염을 일으킨 박테리아가 방광 표면을 공격하여 박테리아가 더 깊은 층에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다른 연구를 접한 뒤 방전파괴술을 시도해보자는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방전파괴술은 과거 방광암의 암조직을 태워 없애는 데 적용된 적이 있다.
연구진은 2006년~2012년 재발성 요로 감염 치료를 위해 방전파괴술을 받은 폐경 후 여성 96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약 72%의 여성이 추적 관찰 기간 동안 1년에 1회 이상 요로감염이 발생하지 않아 치료에 성공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22%는 연간 요로 감염이 3회 미만이었다. 약 6%만이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마지막 추적 관찰 후 약 5%의 여성만이 지속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이는 방전파괴술 시술 전에 지속적 항생제 복용 비율이 74%였던 것과 비교해 획기적 감소세였다. 시술 후 세균이 방광으로 재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호르몬 크림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처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요로 감염으로 항생제를 지속 복용하게 되면 내성 박테리아 균주가 축적돼 요로감염을 치료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때로는 패혈증으로 알려진 위험한 혈액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할 경우엔 방광을 외과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짐머른 센터장은 “방광에 침입하는 박테리아의 유형이 다양하며 방광조직에 달라붙는 능력이 제각기라서 복잡한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흥미로운 대목은 여성의 절반은 재발성 요로감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만성 감염이 없는 이러한 여성에게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어떻게 보호되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노스웰 헬스의 루이스 카부시 비뇨기과 과장은 이번 연구가 의미 있긴 하지만 방전파괴술을 표준치료법으로 삼으려는 것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방전파괴술을 받은 환자들이 이후 장기간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오히려 이것이 치료효과를 발휘하게 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카부시 과장은 폐경 후 여성은 는데 골반, 질 및 요도의 조직을 튼튼하게 유지하도록 해주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져 재발성 요로감염에 걸리기 쉬워진다면서 재발성 요로감염증을 앓는 여성에게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수분을 많이 섭취하라는 것. 둘째 크랜베리 주스를 포함해 크랜베리 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 셋째 일주일에 세 번 요로 입구에 에스트로겐 크림을 바르는 것. 네 번째는 약 4~6주 동안 저용량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uajournals.org/doi/10.1097/JU.000000000000361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