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자기 배 찌르고 기억 안나"... 英여성 무슨 병이길래?
신경정신질환 헌팅턴병...불가항력으로 위험한 행동하게 만들어
# 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샬롯은 그날 머릿속에 많은 생각에 사로 잡혀있었다. 기분도 오락가락했다. 집에 들어와 이유없이 소리를 지르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갑자기 칼을 빼어 들고는 자신의 배를 힘껏 찔렀다. 이를 목격한 남편은 깜짝 놀라 안된다고 외쳤다. 이미 옆구리에 칼이 박힌 뒤였다. 의식을 잃고 6일만에 병원에서 깨어난 샬롯은, 자신이 왜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읊어놓은 것 같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다. 영국 일간 더썬(thesun)이 소개한 이 사연은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 에그리몬트에 사는 샬롯 휴잇의 이야기로,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뇌의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뇌신경계 유전질환 헌팅턴 병(huntington's disease)을 앓고 있다.
칼로 자신의 배를 찌른 후 혼수상태에 빠져 6일만에 병원에서 깨어났지만 정작 자신이 무슨일을 저질렀는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것. 자해 사고 후 샬롯은 세 번의 수술을 받았고., 위장의 4분의 1을 절제해야 했다. 수술을 위해 유방에서 치골까지 절개했고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샬롯을 위험에 빠뜨린 헌팅턴병은 뇌의 세포를 파괴하여 정상적인 움직임, 사고 및 행동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정신 건강 및 정신병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 우울증, 비틀거림과 서투름, 팔다리와 몸의 무의식적인 경련이나 안절부절못하는 움직임 등이 있다. 기분 변화와 성격 변화, 삼키기, 말하기 및 호흡 문제, 거동 곤란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무도증, 정신증상, 치매는 헌팅턴병의 3대 증상이다. 무도증은 불규칙하게 움찔거리는 불수의(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움직임이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불규칙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아직 이 질환에 대한 완치법은 없다. 지속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작업, 언어 및 언어 치료, 물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모 중 한 명에게서 유전되며 보통 30세~ 50세 사이에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샬롯은 23세 때인 2014년에 아들 메이슨을 낳았을 때 이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은 후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갔지만 약 5년 후부터 비틀거리고 자기 마음대로 움직임을 조절 할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병원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요리할 때 가스를 끄는 것을 잊어버렸고, 개를 공원에 두고 온 적도 있었다. 단순히 건망증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감정의 변화도 심해졌다.
샬롯은 분노와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때때로 공공장소에서 통제할 수 없는 폭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샬롯이 이런 발작을 겪을 때 술에 취했거나 정신이 나갔다고 여겼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아무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닌 무언가 이상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병원 진단을 받았다. 결국 샬롯은 헌팅턴병이라는 신경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이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건들을 예방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샬롯은 자신을 칼로 찌르게 된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헌팅턴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걷기 대회에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걷기는 아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으며, 아들과 남편 케니, 반려견과 함께 에그리몬트에서 케스윅까지 걸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