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학대, 수면 장애 부른다?
학대 심하게 받은 아이일수록 커서 수면 문제 겪어
건강을 지키는 것은 충분한 수면에서 시작된다.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신체는 조직을 복구하고 기억을 굳히며 감정의 균형을 맞춘다. 숙면은 강력한 면역 체계, 호르몬 균형 및 다양한 건강 합병증 예방에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성인의 26%가 수면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성인 중 상당수는 밤에 6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학술지 《발달 및 정신병리학(Development and Psychopath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학대도 수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대의 연구진은 아동기 학대가 성인의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2019~2020년 중국에서 실시된 청소년 웰빙 프로젝트에 참여한 16~22세의 청소년 1929명을 대상으로 연구 시작 시점과 1년 후 2번에 걸쳐 온라인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 조사를 통해 아동기 학대, 감정 조절 전략, 수면 장애를 측정했다.
연구진은 설문 조사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학대 정도에 따라 참가자들을 세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참가자의 91.6%는 아동 학대를 전혀 받지 않은 ‘학대 노출이 낮음’ 범주에 속했다. 참가자의 4.7%는 ‘높은 신체적, 정서적 학대’ 범주로 분류됐고, 참가자의 3.7%는 ‘높은 성적 학대’로 분류됐다.
연구 결과, ’높은 신체적, 정서적 학대‘와 수면 장애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 문제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높은 신체적, 정서적 학대’ 범주에 속한 참가자들이었으며, ‘높은 성적 학대’ 범주에 속한 참자가들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감정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이러한 어려움은 어린 시절과 성인기 모두에 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어린 시절 높은 수준의 신체적, 정서적 학대에 노출되면 아이들이 감정을 관리하기 위한 인지적 전략을 채택하지 못하게 돼 수면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성적 학대 또는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의 조합에 노출된 개인이 서로 다른 감정 조절 과정을 통해 수면 문제를 경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