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한 머리 쭉 펴려다...흑인 여성들 자궁암 위험 증가
모발 이완제에 들어있는 화학 물질이 내분비 교란 추정
곱슬곱슬한 머리를 펴는 데 사용하는 화학 모발 이완제를 이용하는 흑인 여성은 자궁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폐경 후 1년에 2회 이상, 혹은 5년 이상 모발 이완제를 사용하는 흑인 여성은 이완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궁암 진단을 받을 위험이 50% 이상 증가했다.
연구팀은 ‘흑인 여성 건강 연구(Black Women’s Health Study)’에 참여한 4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화학 모발 이완제 사용 여부를 조사했다. 대상자들은 이전에 암 병력이 없었다.
연구팀은 최대 22년 동안 추적 연구를 하면서 모발 이완제를 자주 또는 장기간 사용한다고 보고한 사람들의 자궁암 발병률을 한 번도 또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여성의 발병률과 비교했다.
그 결과 모발 이완제를 사용하던 폐경기 이후의 나이 든 여성들의 자궁암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체중, 호르몬 대체 요법 사용, 가족력 및 흡연과 같은 자궁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동일했다.
연구팀의 킴벌리 버트란드 박사(전염병학과 교수)는 “흑인 여성은 악성 자궁암의 비율이 높으며 이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거의 두 배나 높다”며 “흑인 여성들이 자연스러운 머리카락을 곧게 펴기 위해 많이 화학 모발 이완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화학 모발 이완제가 자궁암 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몇 가지 이론을 갖고 있다. 버트란드 박사는 “몇몇 화학 이완제에는 흡수될 수 있는 내분비 교란 물질로 알려진 화학 물질을 포함해 잠재적으로 유해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모발 이완제의 잠재적인 독성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위험과 노출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만이나 가족력으로 인해 자궁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경우 화학 이완제 사용과 같은 위험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Hair relaxer use and risk of uterine cancer in the Black Women's Health Study)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