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약평위 통과, 보험 적용 확대 '초읽기'
이르면 올해 중 처방 확대될 가능성도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1차 치료제로 보험 급여를 적용받기 위한 두 번째 관문을 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2일 열린 2023년 제11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렉라자의 1차 치료제 급여 적정성을 심의했다. 이날 유일한 급여 확대 안건으로 올랐던 렉라자는 논의 끝에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12일 약평위 통과로 렉라자는 1차 치료제로의 보험 급여 확대 적용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치면 급여 확대가 최종 결정된다. 최대 60일간 진행되는 약가 협상 절차를 고려했을 때 이르면 올해 중 확대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는 EGFR 변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치료제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게서 기존 약물 대비 일관된 치료 효과를 보였다. 다만 비싼 약가에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높았다. 지금은 환자에게 다른 약을 적용한 후 실패하거나 불응할 때 사용하는 2차 치료제로만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유한양행은 지난 7월 “1차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될 때까지 렉라자를 무상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렉라자의 급여 확대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후 두달 만인 8월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적합성을 인정받고 급여기준이 설정된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 관문인 약평위 심의까지 통과하며 급여 확대를 앞두고 있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렉라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급여등재 시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먼저 약평위 심의를 통과한 타그리소와 렉라자가 다시 동일선상에 서면서 어떤 약제가 먼저 급여 확대 대상이 될 지에 관심이 모이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약가 협상을 거친 두 약제가 동시에 등재될 수 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두 약제 중 하나가 먼저 급여가 확대 적용되면 경쟁약 대비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치료제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추정하는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할 두 약물의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