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 둘 중 한 명..."하루 한번 혼자 밥먹어요"
2명 중 1명 꼴로 '혼밥'...영양 불균형 주의해야
과거만 해도 혼자 노는 건 ‘살짝 부끄러운 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혼영(혼자 영화)’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 등이 대세가 됐다. 해야 할 일을 부지런히 하면서 혼자 놀기도 하는 ‘갓생(갓(God)+인생)’ 문화까지 자리잡으며 청년들에겐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
혼밥도 마찬가지다. 실제 국내 20~30대 청년의 2명 중 1명은 하루 한 끼 이상 혼자 식사하고, 많은 청년들이 외식이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혼밥’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일상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하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혼자이기에 건강보단 배만 채우는 목적으로 한 끼 채우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동국대 가정교육과 이심열 교수팀은 2021년 7~8월 19∼39세 젊은 성인 남녀 33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청년 세대의 43.7%는 하루 한 번 이상은 혼자 식사했다. 하루 2회 이상 혼자 식사하는 비율은 17.1%였다.
청년 1인 가구 중 주 1~2회 조리하는 비율은 전체의 33.8%, 전혀 조리하지 않는 비율은 18.3%였다. 또 청년 세대의 86.8%는 조리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리가 어려운 이유는 '조리시간이 많이 소요됨'이 45.3%로 가장 많았다.
주 1~2회 외식 및 배달 음식 먹어...과일이나 유제품 섭취 비율은 낮아
외식이나 배달 음식 빈도는 어떨까? 청년 세대의 41%는 주 1~2회 외식했다. 주 5회 이상 외식 비율도 11.4%로 나타났다. 배달 음식은 전체의 44.9%가 주 1~2회 먹는 것으로 나타났고, 월 2회 이하(23.1%), 주 3~4회(22.7%)의 순이었다.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33.8%로 3명 중 1명꼴이었다. 5점 만점 기준으로 청년의 식습관을 평가한 결과는 2.8점으로 양호한 편은 아니었다. 식습관 평가 결과 보통을 뜻하는 3점보다 낮은 항목은 △매일 세끼 규칙적인 식사(1.9점) △매일 과일이나 과일 주스 섭취(2.3점) △매일 유제품 섭취(2.4점) 등이었다. 특히 세끼 규칙적인 식사 항목은 최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청년의 식습관 중 먼저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청년 1인 가구는 빈번한 외식과 간편식 섭취, 잦은 혼밥에 따른 열량·지방·나트륨의 과다 섭취, 영양 불균형 등의 식습관이 취약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끼니 해결도 건강 고려해야..."가격 높다고 더 질 좋은 도시락 아니다"
청년들이 끼니 해결을 위해 자주 찾는 음식의 영양성분은 어떨까?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국내 5대 편의점의 도시락 총 71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평균 나트륨 함량은 1325mg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2000mg의 60%에 육박했다.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현태선 교수팀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은 볶음, 튀김, 전 등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반찬이 많아 지방과 포화지방이 많았다.
현 교수팀은 논문에서 “가격이 높다고 더 질 좋은 도시락이라고 할 수 없다”며 “편의점 도시락을 살 때는 영양표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식 메뉴도 위생 측면에서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마라탕 프랜차이즈 상위 8개 브랜드(매장 600개)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총 119건이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도 상위 9개 브랜드(매장 3408개) 중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경우는 총 371건이었다. 가장 많은 위반 유형은 ‘기준 및 규격 위반’ ‘위생교육 미이수’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