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가 병원서 ‘야동’을?”…성중독 성향 더 키우나?

성폭력을 저지른 범죄자들의 성중독 성향이 치료되어야 할 곳에서 버젓이 음란물을 시청하고 있다면 치료에 당연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 음란물에 많이 노출될수록 혼외 성관계, 성매매 등 부적절한 성행동이 많아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사안이다. *사진은 실제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국립법무병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던 범죄자들이 병원안에서까지 음란물을 시청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법무부 산하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감호자들 여럿이 수개월간 USB를 돌려가며 음란물을 봤다. 성폭력 범죄자도 포함된 가운데, 이들은 병원 내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는 공용공간에서 USB를 이용해 음란물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감호는 재범 위험성이 있는 약물중독·소아성기호증 등 성향의 범법자를 국립법무병원 등 시설에 구금한 뒤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는 처분을 말한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물품반입 검사 절차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무부는 “지난 5월부터 물품 반입 절차를 강화했다”면서도 “구체적인 USB 반입 경로, 적발 경위, USB 사진 등은 모방 범행 우려 및 개인정보, 수사 중인 사안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성중독자들의 음란물 시청…더 깊은 중독의 덫에 빠질 수 있어  

성폭력을 저지른 범죄자들의 성중독 성향이 치료되어야 할 곳에서 버젓이 음란물을 시청하고 있다면 치료에 당연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 음란물에 많이 노출될수록 혼외 성관계, 성매매 등 부적절한 성행동이 많아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사안이다.

실제로 음란물 노출빈도와 노출시간에 따라 성 중독 발생률이 남성은 각각 2배와 4.2배, 여성은 각각 5.3배와 3.2배 높다는 국내 인제대 보건대학원의 조사결과도 있다. 음란물을 많이 접할수록 성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성중독은 알콜중독, 게임중독, 도박중독 등과 같이 성 충동을 쉽게 조절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다. 직장에서 ‘야동’ 수백 편을 다운 받아보거나, 심각한 관음증을 앓는 식이다. 이런 행동이 적당한 호기심을 넘어, 범법행위를 하거나 중요한 인간관계 등을 망칠 때 성 중독으로 진단할 수 있다.

성범죄자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음란물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신체적 정신적 영향을 미친다. 주변에 음란물에 중독돼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음란물에 중독된 경우는 대부분 ▽연인 또는 배우자와 성관계를 안 하고 있거나 ▽음란물은 즐거움을 준다고 여기고 ▽음란물에 접근하기 쉽고 ▽음란물을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 생각하며 ▽다른 인간적 관계에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바깥세상에서 어울리는 것보다 집안에 틀어박혀 포르노를 보는 데 시간을 더 보내는 등 일상에서 음란물 중독의 덫에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점점 반사회적 인간으로 변해간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거짓말도 늘어난다. 70%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포르노를 본다는 것을 비밀로 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 확신하면서 수위가 높은 종류의 포르노까지 볼 가능성이 높다.

음란물 중독으로 자제력 잃게 되면 성폭력 가능성도 높아져  

중요한 것은 현재의 연인이나 배우자보다 포르노 배우에 더 매력을 품게 된다는 점이다. 환상적인 배우에 매료돼 현실 세계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결국 연인과의 섹스를 피하게 되고, 완전히 상대방에게 매력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성적 욕구와 기능이 떨어진다. 연인과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낭만, 열정, 감성을 잃기도 한다. 감정적으로 거리가 생기는 것도 포르노에 미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성생활에서 어떠한 만족도 느끼지 못한다.

포르노의 환상에서 빠져나왔을 때, 섹스, 성적인 대상, 애무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현실적이 된다. 포르노 배우가 연출했던 장면만 떠오르고, 지금의 연인이 포르노 배우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뭔가 잘못됐다고 여길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섹스를 하는지, 그녀 혹은 그가 옷을 벗은 모습은 어떤지에 대해 궁금해지면서 관음증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자꾸 음란물에 이끌리는 것 자체가 심리학적으로, 감성적으로 피로감을 갖게 만든다. 자신이 ‘변태’처럼 느껴지고 고독감, 수치, 화, 불쾌감, 우울감, 짜증으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포르노 음란물은 가족, 일, 합법적이거나 정신적인 문제까지 모든 것을 꼬이게 하는 덫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음란물 중독은 자제력을 잃었을 때 잠재적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 꾹 참으면 아무 일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성적 욕구에 자제력을 잃게 되면 자신보다 연약한 아이, 노인을 성적 대상으로 삼거나 동물을 포함한 어떤 것에 성폭력을 일삼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포르노 때문에 삶의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면, 혹은 주변인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면, 성 상담자나 치료자 등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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