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달라!" 심정지50대...달려가 CPR한 부부, 알고봤더니
재활의학과 전공의 출신 부부로 알려져... 환자는 소생 후 건강 회복
전공의(레지던트) 과정을 이제 막 마친 젊은의사 부부가 병원 밖에서도 신속하게 생명을 살려 화제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귀가 중이던 안준영(32)·조연희(34) 부부는 '도와달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부천의 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58세 남성 A 씨를 도와달라는 사람들의 애타는 요청이었다. 스크린 골프장에 있던 사람들이 A 씨를 발견하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며 주변에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던 것이었다.
안 씨와 조 씨는 즉시 달려가 A 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안색이 창백했고 소리와 신체 접촉에도 반응이 없었으며 맥박과 호흡도 잡히지 않았다. 심정지 상태였다. 이를 확인한 안 씨는 즉시 소생을 위해 흉부압박을 시작했고, 조 씨는 A 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119 신고와 제세동기를 가져와줄 것을 부탁했다.
안 씨가 5차례에 걸쳐 흉부압박을 비롯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을 때 A 씨의 의식이 잠시 돌아와 상태가 호전됐다. 그러나 잠시 후 A 씨는 다시 심정지가 왔고, 다급한 상황에 부부는 심폐소생술을 10차례가량 재시행했다.
이 순간 119구조대원이 도착했고 구조대가 1차례 제세동을 시행하자 다행히 A 씨는 회복 조짐을 보였다. 흉부 압박 없이도 스스로 심장이 다시 뛰며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것(자발 순환 회복)이다. 이에 구조대는 A 씨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혈압을 측정해 의식이 회복한 것을 확인해고 순천향대 부천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A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퇴원 당시 A 씨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측에 "그 자리에서 신속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정말로 큰일을 당할 뻔했다"면서 "이들 부부 덕분에 두 번째 삶을 되찾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병원은 A 씨에게 신속한 응급처치를 진행한 주인공 부부가 순천향대 부천병원 출신의 젊은 의사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부부는 모두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인턴(수련의) 1년 과정과 재활의학과 전공의 4년 과정을 마친 상태다. 안 씨는 지난해 2월까지 병원에서 근무하며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현재 지역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조 씨는 올해 8월까지 병원에서 근무했고 곧 있을 전문의 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들 부부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의사로서 추후 소생이 되었을 때 뇌 손상 등 후유증을 줄여야 한다는 일념으로 119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A씨의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면서 "의료진이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앞으로 일반인 대상 관련 교육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생명 살리는 심폐소생술, 방법은?
갑자기 쓰러진 사람에 대한 발빠른 응급조치는 생명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의식을 잃거나 호흡이 멎으면 4~5분 안에 뇌손상이 진행되는데, 이 때 CPR 시행 유무에 따라 소생 확률은 3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다음은 행정안전부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안내한 심폐소생술 요령을 간단히 정리했다.
1. 환자 의식 확인
2. 주변 사람을 특정해 119 신고·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AED) 탐색을 요청
3. 압박 부위 확인 후 가슴 압박 지속
-가슴뼈(흉골) 아래 끝에서부터 위로 절반에 해당하는 지점을 압박한다.
-두 손은 깍지를 껴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압박 시 양팔은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쭉 펴서 체중이 실리도록 한다.
-인공호흡을 정확히 시행하지 못한다면, 전문 구조대가 올 때까지 쉬지 않고 가슴을 계속 압박하는 것이 낫다.
-심장제세동기 사용 시 전기충격이 가해질 동안 환자의 몸에 절대 접촉하지 않는다. 감전사의 위험이 있다.
4.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옆으로 돌려 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