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잡았지만…고령환자 치료 뒤 복병은?
보조항암화학요법을 받은 고령 위암 환자에게서 혈전색전증 발현
2, 3기 위암 수술 후 항암치료(보조항암화학요법)를 받은 70대 이상 고령 환자들에게 혈전색전증 발생에 유의해야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혈전색전증은 혈전(혈관 내 혈액이 굳어 생긴 피떡)이 혈관을 따라 떠돌다 뇌 혹은 폐 등 주요 장기의 혈관을 막는 질환이다. 혈전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암이며, 혈전은 주요 암 사망원인이기도 하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안미선 교수팀(최진혁·김태환 교수)은 2013~2020년까지 완치 목적 수술 후 위암 2, 3기 진단을 받은 환자를 분석했다.
이때 카페시타빈(항암제), 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항암치료법) 등 CAPOX 또는 S-1(에스원)으로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받은 611명(S-1: 444명, CAPOX: 167명)을 대상으로 치료 중 또는 종료 후 1년 이내 혈전색전증 발생 빈도와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 3기의 위암은 위절제술 후 1년간 S-1 또는 6개월 동안 CAPOX 보조항암화학요법이 표준 치료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 중 20명(3.3%)에서 혈전색전증이 발생했다. 그 중 19명이 S-1 치료 환자군이었고, 가장 많이 발생한 혈전색전증 유형은 뇌경색(5명)과 폐혈전색전증(5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혈전색전증의 발생 위험요인은 △고령(70세 이상) △S-1 요법 △고혈압이었다. 다변량 분석 결과 이중 ‘고령’만이 독립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70세 이상 환자는 70세 미만의 환자에 비해 혈전색전증 발생 위험이 3.07배 높았다. 또 혈전색전증 발생률이 70세 미만의 환자가 1.6%인 반면, 70세 이상 고령환자는 7.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생존 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전이, 재발성 위암 환자에서 혈전색전증 발생률은 5~27%로 보고된다. 그러나 수술 후 재발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보조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위암 환자에서 혈전색전증에 관한 보고는 드물었다.
이번 연구는 현재 표준치료법인 S-1 또는 CAPOX 보조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보조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위암 환자들의 혈전색전증 발생률은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전이성 혹은 재발성 위암 환자들보단 상대적으로 낮은 양상을 보였다"며 "하지만 보조항암화학요법 시작 전, 환자에게 혈전색전증 발생 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70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무시할 수 없는 약 8%의 발생빈도를 나타낸 것을 고려할 때 치료 중 혹은 종료 후 일정기간 혈전색전증 발생여부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국제위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Gastric Cancer(위암, IF 7.4) 온라인판에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 받은 위암 환자의 혈전색전증 발생: 단일기관 실제 임상자료 분석(Thromboembolic events in patients who received adjuvant chemotherapy for gastric cancer: a single-center real world stud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