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있는 '심장'... "종아리근육 얕보지 마라"
종아리는 '제2의 심장'... 정맥질환 막으려면 종아리근육 충분히 사용해야
심장은 쉬지 않고 일하며 우리 몸 곳곳에 피를 돌게 한다. 심장만큼이나 우리 몸에서 중요한 일을 해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종아리근육이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에 따르면, 종아리근육은 다래 아래쪽 정맥을 압박해 탈산소화된 혈액(deoxygenated blood)이 발에서 다시 심장 쪽으로 올라가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종아리근육은 다리를 움직일 때 펌핑을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
클리블랜드클리닉 혈관 의학 전문의 테레사 우 박사는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류는 모든 것을 아래로 누르려는 중력과 싸워야 한다”며 “따라서 자연적인 펌핑 메커니즘이 없으면,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혈액이 다리를 타고 올라가 심장으로 돌아가려면 종아리근육의 펌핑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종아리, 아래로 쏠리는 혈류를 펌핑해 심장으로 올린다
최근 미국 NBC ‘투데이(TODAY)’에서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종아리근육이 수축할 때마다 다리 정맥 내 정맥판이 열리고 혈액이 심장 쪽으로 밀려 올라간다. 반대로 종아리근육이 이완되면 판막이 닫혀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즉,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갈 때 중력의 영향으로 역류할 수밖에 없고, 이 때 이 판막이 밸브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앉아서나 서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정맥 내 압력이 높아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판막이 손상된다. 이렇게 되면 혈류가 중력 방향인 다리 쪽으로 역류하게 되고 다리에 혈액이 고이게 된다.
종아리근육이 펌프 기능을 잃으면 부종, 하체 피로, 하지정맥류와 같은 만성 정맥질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최악은 혈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흔하진 않지만, 중간중간 일어서지 않고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생길 수 있다.
충분히 움직여주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의자병(sitting disease)”이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가리키는 용어다. 미국심장협회는 너무 많이 앉아 있으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대로, 너무 오래 서 있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심장전문의의자 심혈관 의학 교수인 샤론 헤이즈 박사에 따르면, 스탠딩 데스크 사용으로 실제 정맥 문제 발생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고 책상에 서있기만 했기 때문이다. 헤이즈 박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하지정맥류나 혈전이 생겼다”며 “어떤 면에서는 서 있는 것이 오래 앉아있는 것보다 정맥에 더 해롭다”고 말했다.
최대한 자주 움직여 종아리근육 써줘야
걷는 게 가장 좋다. 가능한 자주 쉬는 시간을 이용해 걷되,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두 번은 걷도록 한다. 특히, 책상에 앉아서나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비행기에 타고 있거나 일 때문에 책상에 묶여 일어날 수 없다면,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해보자. 걸음 걷는 동작을 가장 가깝게 흉내 낼 수 있다.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심장 높이보다 높아야 하기 때문에 앞에 있는 의자에 다리를 올려놓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다리를 베개에 올려놓거나, 소파에 누워 다리를 팔걸이에 올려놓는 게 좋다.
부종이 있는 사람은 밤에 15~30분 정도 다리를 올려놓으면 좋다. 많이 앉아 있거나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압막양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움직이는 것이다. 다리를 움직여 종아리근육을 충분히 쓰도록 한다.